<요정 이야기>, 너희 중 죄 없는 자만이 돌을 던지라

최지은
최지은 인증된 계정 · 여성과 대중문화에 관해 씁니다.
2024/03/27
<요정이야기> 글·그림 요정 (이음프레스)

스무 살, 대학교 1학년인 요정은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된다. 여덟 살 연상의 남자친구는 네가 원하는 대로 하자며 ‘선택권’을 준다. 요정은 간신히 학기를 마친 뒤 아기를 낳는데, 아기는 분만 과정에서 뇌 손상을 입어 장애를 얻는다. 요정의 엄마는 “이게 다 너와 내 죄 때문”이라며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고 기도하자고 말한다. 죄책감에 휩싸인 요정 역시 아이의 장애를 부정하며 치료를 거부하고 종교에 깊이 빠져든다. 세상에 이런 엄마가 어디 있냐고? 인스타그램(@yojeong100)과 딜리헙, 포스타입 연재 초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은 웹툰 <요정 이야기>는 요정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경고한다. “본 이야기는 트리거 요소가 있습니다. 학교폭력, 성폭력, 종교, 정신병 등의 소재가 등장합니다. 관련 소재에 트라우마가 있으신 분들은 구독을 자제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전개가 느리거나 사건이 금세 해결되지 않는 ‘고구마’ 상황을 싫어하는 독자라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요정 이야기>에 ‘사이다’처럼 속 시원한 국면은 없다. 첩첩 고구마뿐이다. 계획 없이 첫째를 낳은 요정은 1년도 지나지 않아 둘째를 임신한다. 예정에 없던 둘째까지 낳은 뒤 복학하려던 요정은 막연히 자연피임을 기대하다 또 셋째를 임신한다. 설마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러냐고? 안타깝게도 한국은 OECD 국가 중 콘돔 사용률이 최하위인 나라인 데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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