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루덴스에 대한 해설. 파트 2

박희인
박희인 · Ludology
2023/08/24
요한 하위징아가 내린 놀이의 본질과 의미는 아래와 같이 목록으로 정리할 수 있다.

  1. 놀이는 특정 시간과 공간 내에서 벌어지는 자발적 행동, 혹은 몰입 행위이다.
  2. 자유롭게 받아들여진 규칙을 따르되, 그 규칙의 적용은 아주 엄격하다.
  3. 그 자체에 목적이 있고 일상생활과는 다른 긴장, 즐거운, 의식을 수반한다.
  4. 질서를 창조하고 그 다음에는 스스로 하나의 질서가 된다.
  5. 경쟁적 요소, 즉 남보다 뛰어나려는 충동이 강하다.
  6. 신성한 의례에서 출발하여 축제를 거치는 동안 자연스럽게 집단의 안녕과 복지에 봉사한다.

호모 루덴스. 요한 하위징아. 연암서가 2019년 개정판, 이종인. 작품 해설 중

1번은 마법 원이라는 개념을 빌려, 놀이에는 일상과 구별되는 공간과 시간이 할애된다는 것을 설명한다. 마법 원의 규범적인 특징은 2번 의미와 조응하면서 참여자는 놀이에 내재한 목적을 위해 자발적으로 규칙에 따른다는 명제로 전개된다. 유리된 시공간과 자발적인 규범을 통해 놀이는 하나의 질서로 정립되어 의례(6번)와 경쟁(5번)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참여자는 3번 명제에서 묘사되듯 놀이 자체에 몰두한다.

놀이를 어떠한 기능에 봉사하는 수단으로 격하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하위징아는 인류문화에 대한 기존 이론에서 제기되는 놀이의 기원을 강하게 비판한다. 기존 이론은 놀이를 교육적, 사회적 기능에 봉사하는 도구나, 놀이 본능에 의해 행해지는 여가 활동이라고 정리하는데, 이러한 묘사는 놀이를 부수적인 활동으로 치부한다. 하위징아는 오히려 놀이가 어떠한 특수한 목적을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닌, 모든 인류 문화의 근원이라고 서술한다. 이 명제를 강조하기 위해 1번에서 나오는 ‘자발적’이라는 표현이 중요했다. 놀이하는 이들은 다른 이득을 취하기 위해 노는 게 아니라 놀이 자체를 위해 노는 것이다.

놀이의 기능에 대해 하위징아는 분명하게 묘사하였으나, 또한 놀이의 기능적 목적성을 부정한다. 저자를 위해 변론하자면, 놀이가 기능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을 뿐, 놀이의 실현은 어떠한 기능을 충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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