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김수진 · 영화와 글을 좋아해요
2023/12/07
19살이었다. 세월호를 맞닥뜨린 시기가. 그때 당시 반장이었던 나는, 여느 때와 같이 담임선생님을 보러 교무실에 갔다가 교무실 벽면에 걸린 티비에서 세월호가 가라앉는 모습을 보게 됐다. 이미 반 아이들 사이에서도 “배가 내려앉고 있대”, “지금 헬기가 가고 있대”와 같은 말들이 오갔다. 1교시 이후, 2교시 쉬는 시간, 3교시 쉬는 시간 내내 교무실에 가서 생생한 뉴스로 확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했다는 말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누런 옷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과 울부짖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그날의 기억은 끝이 났다.
29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그날,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국가가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음을, 하지 못했음을 체감한 날이었다. 나오지 말라고 해도 나가야지, 내가 위험하다고 생각 들 때 무모하게 행동해서 살아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그 이유였다. 어쩌면 그때 이후로 우리나라 정부 자체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그 이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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