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 추석, '한가위만 같아라' 인사가 무색합니다.

빅맥쎄트
빅맥쎄트 ·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만큼 행복하다
2023/09/25
자녀와 조카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빅맥쎄트

추석이 코앞이다. 마트와 백화점 매대에 선물 세트 진열이 한창이다. 직장인들은 고향 방문이나 가족여행 계획을 잡느라 분주하다. 여느 때보다 어수선한 나라 안팎의 정세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상승의 기세는 서민들의 마음을 한없이 위축시키지만, 엔데믹 이후 처음 맞이하는 장장 6일의 연휴는 우울한 가운데서도 왠지 모를 기대감을 주는 것 같다. 

이번 추석에는 경기도에 있는 형의 가족이 부산에 올 예정이다. 하루가 머다 하고 커가는 조카들을 볼 때면 빈약한 주머니 사정이 무색하게 뭐라도 쥐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진다. 자녀들은 사촌들과 함께 놀 생각에 벌써부터 잔뜩 흥분해 있다.

아무리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며칠간 집에 머무는 것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아이 셋인 대가족과 며칠을 함께 보낸다는 것은 나보다 집안일을 더 많이 하는 아내의 입장에서 특히 더 많은 부담이 된다.  

혹시나 제수씨가 조금이라도 불편하지는 않을지 꼭 물어봐달라고 형이 당부했다. 손님 치르는 게 보통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 머무는 게 여의치 않을 경우 본가나 처가에서 머물러도 되니 조금도 부담 갖지 말라는 말과 함께. 

"당연히 괜찮지. 우리도 경기도에 가면 형님네 집에서 1주일씩 살다 오는데 뭐."

조카들과 함께 먹을 간식을 준비하는 준비하는 아내를 보며 아마도 즐거운 추석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풍요로운 한가위, 풍요롭지 않은 삶
갈수록 아이들이 사랑받지 못하는 시대를 살아간다. 미래의 명절은 어떤 모습일까? ⓒ경기일보

가족구성원이 많던 부모님 세대와는 달리 80년대 생인 내 또래는 1~2명의 형제나 자매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면서 명절 풍경도 내가 어릴 때에 비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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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응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 잠 22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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