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얼마나 슬픈 책이길래, <리틀 라이프>

김수진
김수진 · 영화와 글을 좋아해요
2024/04/04
*이 글은 한야 야나기하라의 소설 <리틀 라이프>를 읽고 쓴 독후감입니다.

트위터에서 한 외국인 소녀가 책을 읽으면서 오열하는 짤이 있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읽으면서 오열을 할 수 있나 궁금해하던 와중에 요즘 잘 쓰고 있는 밀리의 서재에 이 책이 들어와 있길래 바로 읽었다. 매우 긴 책이었지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이 매력적이어서, 하나같이 다 내가 고민했던 고민들이어서 책 읽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대학 시절 기숙사에 살며 친해진 주드, 윌럼, 제이비, 맬컴의 시선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이 소설은 흔한 20대가 갖고 있는 우정과 성공, 인생에 대한 독백으로 시작된다. 모든 친구들이 어떤 인물이고, 어떤 배경을 갖고 있고,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지만 유일하게 주드라는 인물에 대한 정보는 다른 세 친구가 주드를 바라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보가 없다. 그래서 읽는 사람도 친구들의 입장에서처럼 주드가 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왜 비밀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인물인지 동일한 환경에서 바라보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주드에 대한 이야기가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주드가 왜 자신의 이야기를 숨겼는지, 대체 이렇게 끔찍한 일들이 주드에게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주드가 자기 인생을 끊임없이 부정하는 독백처럼 나도 주드의 인생 전반을 부정하고 있었다. 그가 겪어온 인생 자체가 활자로 읽고, 상상하기에 너무 끔찍했기 때문이다.
주드의 인생에서 그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 것밖엔 없는데, 그가 입양을 당하기 실패하면서부터(무엇이든 열심히 하겠다는 어린아이의 태도가 너무 애처로웠다 마치 집에 데려가달라는 강아지처럼), 그가 루크 수사, 트레일러 박사, 케일럽을 만나는 순간에서부터 내가 느끼는 애처로운 감정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이 책이 소설이라서가 아니라, 인생에서도 절박한 상황에 처한 나 혹은 누군가가 잘 되기를 응원하지만 그 결말이 항상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 원하는 것들이 정말 이루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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