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서 배운 삶을 대하는 자세, “인생은 아름다워, La vita è bella!!

선량
선량 · 글쓰기와 책쓰기를 하는 밀라네제
2023/11/28
밀라노에 오기 전 방글라데시와 인도에서 9년을 살았다.
해외 생활을 오래 했지만, 유럽은커녕 그 언저리에도 가보지 못했다.

첫 3년 동안은 돈에 찌들었고,
그 후 3년은 육아에 찌들어 살았다.
그 후 3년은 코로나와 남편의 공황장애로 마음이 찌들었다.


“밀라노는 어때?”라고 먼저 말을 꺼낸 건 남편이었다.
“밀라노는 무슨, 우리는 밀라노랑 안 어울려!”
단박에 거절한 건 나였다. 하지만 밀라노와 이탈리아에 대해 검색을 해본 후 그와 나의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남편은 밀라노에 가서 일할 자신이 없다고 했고, 나는 한번 가서 살아보자고 그를 설득했다. 밀라노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도 남편은 밀라노에서 살아갈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 정작 나와 아이들은 첫 유럽행에 한껏 들떠있었다.

한창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2021년 가을, 우리는 드디어 밀라노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행여나 입에서 마늘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닌지, “하~”입김을 불어보았다. 마스크에 닿은 입김이 내 코로 다시 훅~ 들어왔다. 마늘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텁텁한 입냄새가 났다. 그건 몇 시간 동안 쓰고 있던 마스크에서 나는 내 고유의 냄새이기도 했다.

  11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독일 프랑스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해 짐을 들고 내렸다. 노트북이 든 백팩과 작은 크로스 백, 이것저것 먹을거리와 아이들 학용품이 든 에코백까지. 두 아이가 메고 있던 가방과 남편의 기내용 캐리어까지 합치면 짐이 적지 않았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밀라노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검색대를 지나야 했다. 모든 짐을 검색대 위에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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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책쓰기, 북클럽을 운영. 밀라노에서 프랑스학교에 다니는 현실남매 육아 중. 책을 읽고 씁니다. [출간저서] •쓰다보면보이는것들/마음연결 • 프랑스학교에 보내길 잘했어/마더북스 •당신도골방에서혼자쓰나요/부크크 •삶은에세이/부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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