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ti_bot
senti_bot · 잠수부
2022/11/23
항상 시작은 그랬어요.

어느 순간부터 딱 꼬집어서 그때라고 말할 순 없어요. 태어나던 순간을 기억하나요? 나는 나라고 말하는데 나는 나이기만 하지 않던 때가 있죠. 탯줄을 달고 나이지 않으면서 나였던 순간이요. 나는 행복이면서 민기였어요. 둘 다 불리기도 하고 태어난 이후에는 주로 아가와 민기라고 불렸죠. 나는 그렇게 내가 정하지 않은 이름으로 불리면서 민기가 되었어요.

나는 내 이름이 꽤나 마음에 들었어요. 누군가가 민기라고 다정하게 불러주면 날아갈 것만 같이 행복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불러준다면 내 존재는 비로소 광명으로 잔잔하게 불타는 느낌이었어요. 스스로 불타는 우주의 것을 별이라고 부른다는데 나는 누군가로 빛났어요. 나는 그 온기에 온 몸을 칠하고 스며들었어요. 그건 번지다가 이내 재워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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