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쟁이, 방구쟁이와 결혼한 아내 -

김싸부
김싸부 · 한줄로 소개 못함
2022/08/25

결혼하기 전에 가장 고민했던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내가 수면제를 먹는다는 것, 둘째는 방귀쟁이라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당시 이것 때문에 이혼당하면 어떻게 하나 생각할 정도로 심각했다.

   수면제 이야기부터 해보자. 20대 때 약 없이 잠을 자본 기억이란 군대 시절밖에 없다. 10년이란 세월을 약과 함께 지냈다. 물론 가뭄에 콩 나듯이 약 없이 잤던 날도 있었는데 다시 일어나서 ‘맞다 약 먹고 자야지’ 하며 약을 먹고 잘 정도였으니, 불면증은 거의 몸 일부와 같았다.

   이걸 알면 분명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말 것이니 연애를 할 때도, 결혼해서도 숨기고 살았다. 자기 직전에 화장실에 갔다 오면서 숨겨놓은 약을 먹고 자곤 했다. 한 달 가량을 그렇게 지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수면제를 복용하고 바로 잠에 들지 않으면 살짝 몽롱해지면서 소위 말하는 약 빤 것 같은, 환각 상태를 맞이한다. 어느 날, 바로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내가 쓰는 글이 나를 소개한다 -
76
팔로워 94
팔로잉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