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이 힘든 날은 작약 꽃을 생각한다. 작약꽃은 오랜 시간 단단한 봉우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에 꽃망울을 터트린다.

  봉우리로 있을때는 도대체 피기는 하는걸까. 이러다가 시들어서 꽃을 못보는건 아닐까하는 조바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수많은 꽃잎이 펼쳐지고 세상 어느 꽃보다 아름다운 꽃이 된다.

   아이들이 더딘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리고 나도 부모로 왜 이리 더딜까 싶을 때가 있다. 이만큼 키워봤으면 경험치도 쌓여서 잘 할만한데 둘다 여전히 서툴고 여전히 삐걱거린다.

   그래서 마음이 힘들어질때면 작약꽃을 떠 올린다. 언젠가 무수한 꽃잎을 보여줄 때가 올거라고. 그 때가 조금 더뎌도 괜찮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