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그 방법 아닌 것 같아.

이한솔
이한솔 · ESTP
2022/03/16
“니가 가라 공공임대”
2020년 12월,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두고 유승민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남긴 말입니다. 공공임대주택이 좋은 것이라면 대통령이나 직접 가서 살라는 것이지요. 철 지난 발언을 ‘끌올’하는 날이 올 줄이야. 그때는 야당 정치인의 노이즈 마케팅 정도로 치부했지만 ‘어그로’가 현실 정책의 영역으로 들어올 수도 있겠다는 걱정에 다시 발굴해보았습니다. 
   
출처: 유승민 의원 페이스북
주택/부동산 정책 영역에도 언젠가부터 ‘자가 소유 vs 임대주택’이라는 갈라치기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논리 구조는 간단합니다. 공공임대주택이나 짓다 보니, 청년들의 내 집 마련 꿈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주장입니다. 비단 보수 정치인뿐만 아니라, tvN 예능 ‘알쓸신잡’으로 알려진 유현준 교수도 ‘청년들을 월세 소작농으로 만들 것이냐’며 이러한 흐름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습니다.
출처: 유튜브 집코노미TV
일부 기성세대와 공직자들이 집값이 쌀 때 매입할 기회를 얻어 자산 증식의 특혜를 누리는 동안, 청년들의 입주 문턱이 매우 높아진 것은 분명합니다. 막막한 현실에 혐오 정서까지 더해집니다. 주변에서 한번쯤은 ‘휴거’(휴먼시아 거지), ‘엘사’(LH에 사는 거지)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배운 대로 동네 친구들을 조롱합니다. 부동산 욕망에 대한 반대급부와 갈라치기로 인해, 임대주택은 그간의 성과와는 별개로 비호감 정책이 되었습니다.



‘주거 사다리’라는 신기루
집을 많이 짓고 돈을 더 빌려준다고 해서, 국민 모두가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세입자보다는 이미 집을 소유한, 대출을 받을 능력이 있는, 유동자산이 풍부한 사람들이 그 혜택을 누린 듯합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의하면 처음 조사를 시작한 1980년과 2020년의 자가점유율은 50%대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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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1인 가구. 노동·청년·주거 정책의 언저리를 돌아다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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