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득함이 마음에 들어: 좁아지면서 확장하는 PTA의 시선

abyss021
abyss021 · 영화, 문화
2024/03/24
나에게서 당신까지의 거리를 잰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나의 위치와 당신의 위치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나는 대체 어디쯤, 당신은 어디쯤 속하는 걸까. 결론은 거리를 체감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이 세계가 얼마나 광활한지 비로소 느끼게 되고, 그 세계에서 당신과 나는 어디쯤 존재하는지 가늠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말도 가능해진다. 당신을 만나고 나는 내가 얼마나 이상하고 모호한 존재인지 알게 됐어요. 


  그리고 나는 다른 누구의 작품보다도 폴 토마스 앤더슨의 이야기가 관계의 이야기라고 느낀다. 연결된 관계 없이는 아무도 이상하거나 독특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관계는 보는 이들에게 주로 사랑으로 해석되는 것 같지만 이름이란 게 늘 그렇듯, 사실 대상과 이름 사이에는 아무런 필연성이 없다. 그 관계가 정말 사랑인가? 하는 물음의 답은 아무래도 좋다는 말이다. 당신을 깨물어 터뜨려 버리고 싶다는 말이 정말 사랑의 속삭임인지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처럼. 우리-세계에서, 너-나로, 나-나로 이어지는 PTA의 시도를 '좁아지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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