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다원주의와 헤겔 비판

이건주
이건주 · 교사. 문학연구자.
2024/03/16
윌리엄 제임스는 1909년에 출간한 『다원주의자의 우주』에서 유물론에 반대되는 유심론(唯心論, spritualism)을 일원론적 범신론(pantheism), 이원론적 유신론(theism), 다원주의의 세 가지로 구분했다. 

그가 말하는 다원주의는 총체적인 ‘전체-형식(all-form)’을 유일한 것으로 믿는 일원론적 절대주의와 달리 전체 형식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으며, 분산적인 ‘개별-형식(each-form)’만이 논리적으로 허용될 수 있고 경험적으로 자명한 것으로 보는 사고방식이다.
 
 그는 절대주의적 일원론이 무시간적인 영원성이나 무한성을 강조하지만, 모든 목적, 이유, 동기, 욕구나 혐오의 대상, 우리가 느끼는 슬픔이나 기쁨의 근거는 유한한 잡동사니들의 세계 안에 들어 있다고 보는 다원주의가 인간의 현실 세계에 부합되는 관점이라고 단언했다. 그리고 다원주의는 내적으로 일관적인 범주들을 ‘모든’과 ‘무’라고 믿고 있는 일원론과 달리, “세계의 각 부분은 어떤 방식으로 다른 부분들과 연결되어 있고, 어떤 다른 방식으로는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그 방식들은 구별될 수 있다.”라고 보는 분산적인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제임스는 헤겔철학을 대표적인 일원론이라고 보았다. 그는 일단 헤겔의 변증법이 중시하는 대립은 구체적인 삶의 전체 구성을 확립시키는 것으로 다원주의적 사유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학계에서도 헤겔 변증법의 다원주의적 성격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강순전은 『정신현상학의 이념』에서 변증법이란 고정된 것이 반대로 전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논리로서, “감각적 확신은 대상에 대한 자신의 지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의 내용이 되는 변증법적 전복”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변증법은 자기동일성을 부정함으로써 고정성을 동요시키는 ‘부정적 이성’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김준수는 『헤겔』에서 변증법을 “대립 속의 통일”로 설명했다. 변증법적 세계에서 서로 대립하고 있는 것들은 “대척하고 있는...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서울시립대 국어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논문 [김수영의 다원주의 시론 연구](2021) 발표. 『K-대학입시』(2024) 저자. [학교나침반] 네이버 카페 운영자. [학교나침반TV] 유튜브 크리에이터.
8
팔로워 4
팔로잉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