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1시간 만에 연기를 배울 수 있을까?

박경목
2023/07/07
내 이름은 김은희다. 유명한 드라마 작가의 이름과 같다.  구미시 모 학교의 도서관 사서로 15년째 근무중이다. 

두 번째 시간이다. 오늘은 연기를 알려준다고 했다. 
연기를 어떻게 한 시간 만에 가르쳐준다는 거지? 그게 가능한가?
오늘은 수업을 빠지고 싶었다. 내게 연기를 시키면 어떡하지?
남 앞에 나가서 남들이 날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몸이 굳어진다. 
게다가 사투리를 쓰고, 내 목소리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시킬 것 같으면 도망치리라 마음을 먹었다.
수업에 갔더니,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왔다는 분은 나오지 않았다.

박감독은 집에 가서 뭘 쓸지 생각해봤냐는 이야기를 했다.
각자, 어제 했던 이야기에서 조금씩 진전된 이야기를 했다.
다음주 수업 시간에 오분 이상의 시나리오를 무조건 내라고 한다. 
못 써도 괜찮고, 말이 안되어도 괜찮다. 무조건 다섯 페이지 이상의 분량을 채우라고 했다.

“오늘은 연기에 대해서 수업을 하겠습니다. 여기서 연기를 해보신 분 있으세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그럼 연기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거나, 연기를 해보고 싶으신 분이 있으세요?”
모두들 눈치를 보고 서로를 보고 확인하며 수줍은 웃음을 짓는다. 
박준철 씨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죽기 전에 연극 한 편 올려서 주연을 해보고 싶습니다. 어디가서 연기를 배울 수도 없고.”
박감독. “하면 돼죠. 이번 영화 부터 주연을 하시면 됩니다. 영화를 만들고 강의하면서 생각하게 된게 대본을 쓰고, 연출 하고, 연기하는 것이 모두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접근법이 모두 똑같습니다. 한 시간 만에 여러분들도 연기를 잘 할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모두들 몸을 고추 세우고 박감독이 약 파는 것을 흥미롭게 보기 시작했다. 눈들이 빛난다.

박감독. “원래 배우하고 싶은 데 연기를 못하는 사람들이 감독을 하고, 감독을 하고 싶은데 못하는 사람이 작가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연기를 해보고 싶었고, 출연도 했어요. 괴물 디브이디 보면 삭제된 씬에 저 나옵니다. 어깨너머 연인에도 나오고 몇 편의 독립영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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