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4/06/14
딸아이가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이고 싶다고 했다. 작년 여름 친구에게 받아온 봉숭아꽃과 잎을 절구에 넣고 빻아 손톱 위에 올려두었던 기억이 났다. 투명한 손톱을 붉게 물들이던 주홍빛의 여름.

봉숭아 물들이기 가루를 사려고 다이소에 들렀다. 가루를 물에 개어 반죽을 손톱 위에 올리면 되는 물건이다. 세상이 참 편해졌다.

계획과 달리 아이와 나는 봉숭아 씨앗을 손에 쥐고 가게를 나왔다. 편한 세상에서 불편함을 택한 못난 모녀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간편하게 개발된 제품으로 시간을 벌고, 에너지를 던다. 하지만 정작 꽃 한 송이 바라볼 여유와 낭만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갈수록 간편해지는 인간관계와 연인들의 사랑 또한 아쉽기만 하다.

인스턴트 사회에서 발버둥을 쳐본다. 천천히 정성을 쏟는 것의 즐거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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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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