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최하층에서 불평등을 외치다 -3-
제가 운 좋게 언론지에 글을 쓰게 된 지 이제 반년쯤 되어갑니다. 정치권에서 내는 메시지, 혹은 신문 기사들이나 댓글 반응, SNS 등을 보다 보면, 곳곳에서 대표성의 불평등을 많이 느끼곤 합니다. 어딜 가나 하층 노동자 문제가 주요 의제가 안 돼요. 단 정치 쪽에서 다루질 않으니 어느 공론장을 가도 노동 이야기는 없거나 왜곡됩니다. 진보성향 채널을 가도 젠더나 비건, 환경 같은 주제가 우선이고, 그나마 노동 문제를 말하는 노동자도 대기업 정규직들인 경우가 많지요. 대한민국에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가 얼마나 많은데 대표성이 이렇게 부족한 건 말이 안 됩니다.
저는 이 구조를 올라가보면 대한민국의 명문대 선호사상을 피해갈 수 없다고 봅니다. 실제 인터넷에 수많은 어그로 기사들이 제목 앞에 명문대를 갖다 붙입니다. ‘고려대생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연세대생이 도배사가 된 이유는?’, ‘서울대생 논객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 이런 류의 기사가 제대로 터지면 한강 의대생 사건이 되는 거구요. 주요 언론사가 대부분 서울에 있다는 문제. 주요 언론사 기자들 중 서울권 대학 졸업생이 많다는 문제. 그로 인한 편향 문제가 분명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이 덮어놓고 명문대를 좋아합니다. 명문대생이 과하게 선호 받고, 과하게 대표하는 담론장은 실제 다수가 겪는 불평등 문제를 축소하거나 아예 은폐합니다. 그만큼 당사자성이 부족하니까요. 불평등의 원인 중 이런 대표성 편향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불평등을 늘였느냐 줄였느냐 논쟁은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하도 부동산 떡밥이 큰 지라 대체로 늘였다에 더 추가 기울더라구요. 저는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고 보이는 두 가지 정책을 꼽아보려 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