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 인생에는 심증뿐이야
2024/03/18
<추락의 해부(2024)>는 어쨌든 스릴러의 외피를 쓴 영화이다. 이러한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듬일 텐데, <추락의 해부(2024)>는 치밀하고 다양한 여러 연출적 구성을 통해 스릴러적 분위기와 리듬을 탁월하게 조율해 낸다. 스크린이 밝아오기 전 들리는 산드라의 헛기침 소리부터, 곧이어 노골적인 긴장감을 자아내는 P.I.M.P의 음악, 산드라와 인물들의 묘한 관계성, 다니엘의 피아노 연주, 영상으로 재현된 녹취록 장면, 조금 과하게 해석하여 주인공 가족의 이미지에 동물성을 더하는 대형견까지. (강아지 스눕은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등장하는 강아지들보다 더욱 자주 등장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영화 내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심지어 스눕의 뒤를 졸졸 쫓아가는 시퀀스도 있다.) 완벽하게 조정되고 연출된 리듬은 결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가진 이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감상하도록 해 주며, 나아가 외적으로 훌륭한 만듦새를 가진 영화라는 인상을 주었다.
2. 촘촘함
그렇다면 영화 내적으로는 어떨까. <추락의 해부(2024)>에는 이른바 수많은 '떡밥'들이 등장한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