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7/19
눈을 뜨고 비가 오지 않는 아침이 낯설었다.  창밖을 보니 솜사탕 같은 희미한 구름이 산허리에 걸려있다. 왠지 '오늘은 맑음'이 지속될 것 같은 날이다. 우산 없이 학교에 가는 아이들의 손도 가볍다.

이토록 오랜 간만인 햇볕이라니 새삼 반갑고 고맙다. 한없이 가라앉아 더 내려갈 곳도 없던 기분이 덩달아 밝아진다. 본격적으로 해가 나오고 흐린 하늘은 파란색으로 변했다. 현관 입구에 어지럽게 놓인 식구들의 우산을 펼쳐 마당에 걸었다. 축축한 물기가 남은 우산은 금세 바싹 말랐다. 귀한 햇볕이 아까워 침대 시트를 걷어 세탁을 하고 쨍쨍 내리쬐는 볕에 널었다. 이쯤 하면 되었나? 아니 부족하다. 운동화와 크록스도 모조리 꺼내 바깥 구경을 시켜주었다. 마음 같아선 햇볕에 간이고 쓸개고 모두 꺼내 말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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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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