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본인상' 소식 들은 아내, 눈이 퉁퉁 부었다.

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4/10/20
내가 알기로 몇 년 전 어떤 일을 계기로 둘의 관계는 소원해진 상태였다. 간혹 연락을 주고받던 것마저 최근 들어 거의 끊어지다시피 된 듯하다. 아내에게 듣기로는 어렸을 때부터 둘도 없는 친구 사이임에도, 성격과 가치관에서의 차이가 무척 크다고 했다.

  오랜 친구 사이지만 결국 감정의 골이 깊어져 최근에는 서로 거리를 두고 지냈다. 그러다 갑자기 어제 친구 A의 번호로 아내에게 부고 문자가 왔다. 세상을 떠난 친구의 남동생이 보내준 것이었다.

  문자를 받은 아내는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던 모양이다. 안 그래도 눈물 많은 아내는 연락을 받자마자 펑펑 울었을 게 분명하다. 나도 이렇게 놀라고 먹먹한데, 아내는 오죽할까.

  퇴근한 후 집에 온 아내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었다. 나는 운전을 못 하는 아내를 대신해 장례식장에 데려다주었다. 다행히 30분 정도의 거리였다. 친분이 없는 나는 밖에서 기다렸다. 아내를 들여보내고 나서 장례식장 주변을 걸었다.

  가을밤의 바람이 유독 더 차갑게 다가온다. 유족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따라 보름달은 더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꼭 이렇게 일찍 데려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지, 신에게 묻고 싶어지는 순간이었다.

  나도 친한 친구를 잃은 비슷한 경험이 있다. 그러고 보니 벌써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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