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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 속 사람들

  옛날 드라마 종종 본다. 요즘 프로그램은 보지 않는다. 그 당시의 화장 말투.. 관심사 같은 것들은 지금 시각에선 촌스럽고. 또 말하자면 담시의 외모 기준이 지금과는 달라서 배우들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당시에 의미가 있었던 것들이 지금은 그렇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은, 지금 대중이 선호하며 쫓는 것들 역시 쉽게 빛 바래는 것이라는 의미겠지. 불과 몇 년 안에 유행은 바뀔 거고. 비슷비슷하게 생긴 기성품 같은 연예인들이 티비를 가득 채우고. 재밌는 건 가장 멋을 부린 경우일수록 더 촌스럽다는 사실.    그러나 2~30년 전의 정서가, 당시의 티비 프로가 지금 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천천히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할까. 지금의 프로들은 아무 생각하지 않고, 다만 말초신경에 대한 것으로만 이루어진 것 같다. 자기네들끼리 수다를 떠는 것도. 먹고 마시고 노는 얘기만 그런 것들만 보여주는 것도. 그런 프로그램만 너무 많다. 생각이란 건 하지 않아야 된다는 듯이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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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의 저주,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책임과 의무.

  아마도 가계의 저주라고 할까. 거기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람은 말로, 이론으로 가르치는 교육은 머리로 받아들이지만, 가정으로부터 보고 듣는 배움은 유전과도 같은 것으로서 스며들어서 피와 뼈가 되기 때문이다. 피를 모두 뽑아내고 새로 갈지 않는 이상은.    오래 가정폭력에 시달린 피해자들은 자신이 이룬 가정에서도 똑같은 행동을 보이는 것(가해자가 되는 점). 이를 악물고 피나는 노력을 해도 그 올가미에서 벗어나기란 새로 태어나는 것만큼이나 어렵고 불가능한 점.    폭행 후에 무릎을 꿇고 눈물로 용서를 구하지만 다시 같은 학대를 저지르는 점. 폭력에 무뎌지는 점. 옳고 그름마저 분별하지 못하게 되는 점.    그러므로 가정은 폐쇄적이며 위험하다. 법은 가정 내의 폭력에 개입하지 않는다. 혈육의 연을 끊기란 불가능하다. 법적 결별이 불가능하다. 호적을 파낸다는 말이.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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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면 쓰지 않으면 된다 전기든 가스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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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면 쓰지 않으면 된다 전기든 가스든!

  어렸을 때 집은 아궁이 불 떼는 집이었다. 가까운 곳에 집을 지어 이사를 했는데. 겨울에 난방비가 너무 많이 나왔다. 기름보일러였는데. 방 한 칸만 보일러를 틀고 온수는 예전 살던 집 가마솥에 끓인 물을 아빠가 길어다 주시면 그걸로 씻었다. 그러다 나중엔 식구 모두 예전 집으로 가서 겨울을 났다. 밥은 새로 지은 집에서 먹고. 그때 듣기로 난방비가 30만원이 넘게 나왔다고 했다. 그 시절에. 그나마 따듯하지도 않았었고. 처지가 얼마나 곤궁한가. 시골에서.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에 버는 돈의 거의 전부를 쏟아부어야 하는 생계는.    요즘 상황이 그때를 떠오르게 한다. 전기세가 매달 만 원씩 더 나오고 있다. 어디까지 오를지도 모르겠고. 무슨 방법이 있나. 생계비의 거의 전부가 공과금으로 나가는 삶이라면. 임금은 오르지 않고. 근무시간이 늘어나고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더니, 전기세는 살면서 본 적 없는 속도로 오르고 있고. 그래도 정부더러 일 잘한다는 말을 하는 자들은...
한국정치 · 노동/인권/사회 ·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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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노동 사람, 피 묻은 기계

  일터로 갈 때, 내가 여기서 일하다가 다쳐서 불구가 되거나 죽을 수도 있다는, 그게 동료가 아니라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일을 해야 한다면. 바로 곁에서 그렇게 된 동료들을 보아야 한다면. 너무도 끔찍한 일이다. 직장에서 일한 대가로 월급과 함께 질병을 얻게 된다면.    시집은 노동에 대해 얘기한다. 사람과 처리해야할 물류가 다르지 않은. 노동자가 죽고 나면 그 자리를 다른 노동자가 채우는. 기계에 다칠 수 있다. 언제든. 그것이 다만 전적인 개인의 부주의로,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합당한가.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다 해도.    일을 하면서 .. . 죽음의 공포와 맞서야 하다니. 목숨을 걸고 하는 노동이라니. 죽거나 다치는 동료를 봐야 하다니. 비참하다. 산업현장에서의 안전은 당연한 것일텐데. 안전에 대한 요구는 국가적으로 묵살된다.   
노동/인권/사회 ·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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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가 곧 권력

  옛날엔, 보도매체가 폐쇄적이고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보여주는 걸 진실이라 믿었다지만. 도시 전체가 탱크와 총칼에 짓밟히는 동안에도 그 사실을 언론 통제 하나로 완벽하게 은폐 왜곡할 수 있었으니까.     지금은 각자 가지고 있는 휴대폰이 매체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현장의 영상을 바로 찍어서 sns에 공유 할 수도 있고, 외신보도 또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 세게언론이 동시다발로 가짜뉴스를 내보내고 있다고 믿는 게 아니라면. 그러나 어찌된 노릇인지 언론과 대중의 수준은 그다지 나아진 것 같지가 않으니 이상한 노릇이다.    바이든을 날리면이라고 하든, 배추가 매출이라고 우기건 현장 영상이 버젓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어쩌면 사람들이 알고 싶은 건 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조용히 알고도 모르고 싶은 건 아닐지. 더 편한 쪽으로. 나만 아니면 된다는 쪽으로. '죄 없는 시민은 정말 죄가 없느냐'고 전장연 대표가 말했다고 하는데. 죄 없는 이 고요 속에서 피눈물 쏟는 ...
노동/인권/사회 · 한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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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글쓰기, 영혼 없이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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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투표 해야한다

정치에, 나라에 불만이 있다면, 투표를 통해 바꿀 수 있다. 불만이 많기 때문에 이쪽저쪽 탐탁치 않으므로 투표를 안한다 혹은 일부러 엿이나 먹으란 심정으로 무효표를 찍는다는 얘길 봤다. 이런 얘길 직접 내 눈으로 목도하기는 처음이라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는 거지. 그러니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을 찍은 절반 중에 이런 표가 상당히 있을 거란 의미 아닌가. 사람들이 민주적인 대통령은 힘이 없는 것으로, 깎아내리는 것은 쉽게 봤었는데. 문재인 노무현 김대중을 낮게 평가하는 걸. 반대로 언론과 국민을 탄압하는 대통령은 힘이 있고 일을 잘 하며 나라를 살린다고 말하는 걸. 흔히 봤었다. 그러나 일부러 무효표를 찍는다니. 투표를 하지 않을 방법의 모색이라니. 민주주의의 기본이 바로 선거인데. 결정권을, 참여할 권리를 포기하고 싶다면, 공산주의를 원한단 말인가. 왕권군주제의 부활? 그 옛날 잘못된 왕과 관리를 바꾸려면 목숨을 건 투쟁을 해야했다. 그마저도 성공...
한국정치 · 노동/인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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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쁜 쪽으로 반복되는 역사

  논리에 어긋나는 말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마침내 판단력을 잃게 되는 게 아닐까. 어떤 정보를 믿고 선택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갈림길 중에 일단 어디로 들어설 지를 결정하고 나면 처음 조금 틀어졌을 뿐이던 평행선은 우주 저 멀리까지 멀어져버리는 것이다. 애초에 틀린 질문을 던져놓고 그 안에서 갑론을박을 하는 모습을 보니 엉망진창 난장판이다. 말을 벹고 반박하는 말에 스스로 덫에 걸리고... 예를들어, 대로변에서 수많은 사람이 압사되는 참사가 벌어졌을 때, 건물 안이 아니라 대로변? 이게 무슨 우리나라에서? 내 반응은 이거였는데. 그 다음 언론이며 여론의 움직임은 놀러간 게 잘못이다라느니. 희생자들이 범죄자라느니 말도 안되는 프레임을 씌우더니. 지금 이재명 암살 시도 역시,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 부산에서 수술 안했다고 비난에 고소고발까지. 하도 떠들어대니까 듣다보니 맞는 말이라고 여기게 되는 상황이라니.    이런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 소리에 우왕좌왕 발 맞추는 대중들...
노동/인권/사회 · 한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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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

  자연 속에서 동물은 다치거나 아프면 돕는 것이 아니라 버려진다. 어미는 다치고 약한 새끼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새끼에게 먹이를 준다. 생존력을 높여 종을 보존하기 위한 본능에서. 그래야만 살아남은 목숨이라도 연명해 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러나 인간은 어떠한가? 약자를 짓밟고 배제해야지만 밥 한 그릇의 목숨이라도 더 부지할 수 있는 조건에 놓여있나? 한 입이라도 줄여야 하는 극한 생존의 위협 상태에 놓여 있는가? 인간은 더 악한 쪽으로만 진화해 가는 것이 아닐까. 사냥이 먹고 살기 위한 것이 아닌 놀이가 되었듯. 차별은 조금 더 가진 자의 우월감을 증명하기 위한 핑계에 지나지 않는 것. 그리고 소수 상위계급에 부역하고자 하는 비굴함이 그 일을 돕는다. 재벌을 먹여 살리는 것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땀이다. 재벌이 나라를 살리는 것이 아니고. 정치인은 땀 흘리지 않고, 세금으로 호의호식 한다. 군림하는 것이 아닌. 권력이 아닌, 역할을 한시적으로 부여받은 ...
노동/인권/사회 · 한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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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면 쓰지 않으면 된다 전기든 가스든.

  전기세가 매달 오르고 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틀던 계절보다 더 많이 나왔다.3~ 4만원 정도였는데 이번에 6만원 가까이 나왔다. 비싸면 쓰지 말라고 대통령이 그랬다는데, 명품백은 안사도 살아가는 데 지장없지만, 방에 전깃불 켜는 거. 냉장고 티비 세탁기 커피포트 전자렌지. 이 모든 걸 쓰지 말라고? 빨래는 손으로 하고 촛불을 켜고 살고? 특별한 이유 없이 두 달째 8000원씩 전기세가 올랐다. 병원에 갔더니 간호사가 보험 수가가 바뀌었다고 허둥지둥 혼잣말 하는 걸 들었는데, 병원비도 오른 것 같고. 처방 받은 약값도 오른 것 같고.    전기나 가스 수도는 살아가는데 있어 필수적인 부분인데. 국가가 그것을 사적으로 이용해 배를 채우려고 한다면. 서서히 끝없이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언론은 찍 소리도 없다. 포장은 그대로고 내용물이 반은 줄어든 제품들. 아, 정말 콩나물 한 봉지가 먹고 남은 것 마냥 들어 있어서 놀랐는데. 누가 지금 정부를 지지하는 걸까. 30프로라는 한결같...
한국정치 · 노동/인권/사회 ·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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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스릴러 영화 한 편, '폭로' 합니다

    한 편의 스릴러 영화가 있다. 흔히 잘 알려진 배우 하나 없이 만들어진.   기대없이 보게 되었다. 보다가 언제든 꺼버릴 생각으로. 아내를 살해한 남편 얘기가 아니라 남편을 살해한 아내라니 다소 신선하군 하는 마음으로 출발한 영화의 첫 장면은 접착제로 입과 코가 마구 칠해진 채 살해당한 남편의 시신 앞에 앉아 있는 여자를 비춘다. 여자는 구속 재판을 받게 되고, 국선변호사가 접견을 간다. 혐의를 부정했던 여자는 다시 인정을 했다가 변호사를 만나게 되자 다시금 무죄를 주장하게 되고. 여자의 무죄 입증을 위해 최선을 다 하는 변호사. 조금씩 실마리를 드러내는 사건의 전말.    영화는 어떤 반전 앞에서도 조금의 과장도 없이 담담하게 진행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실제와 같은 재판장의 장면이었다. 보통 재판과정을 표현할 때 현실과는 다르게, 쇼처럼 꾸미는 경우가 많은데, 각자의 변론을 듣고 다음 기일을 정하고, 하는 과정이 사실적이라서 의외였고. 괜히 판사봉을 두드리거...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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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모국어인 나라, 한글 혼용

 영어를 너무 쓰는 것 같다. 우리나라. 상표 간판. 그냥 개봉, 풀어본다라고 하면 될 걸 왜 언박싱이라고들 하는지. 우리말은 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건가. 매뉴판도. 어째서 꾸역꾸역 영어를 쓰지 못해 안달인지.    한글이 없던 시절 한자를 사용했다. 하나하나 음을 읽은 후 다시 우리말로 해석했듯이.  지금은 영어를 사용하기 위해 한글이 있는 것 같다. 어느 나라에선 조기축구회라고 한글로 쓰인 티셔츠를, 똣모르고 힌국말이 박힌 티셔츠를 입은 예가 있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영어로 연설하며 그 사실을 자랑스레 여기고, 부끄러움도 모르더니   버터는 버터고 치즈는 치즈다. 우리 말이 없으니까. 물병은 물병이지. 보틀 아니고. 브런치는 아점이라고 하면 의미가 다른가. 하다하다.영어 아닌 표현을 찾으라면 그게 더 어렵지 않을까.    그리고 그 사이, 너무나 소외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영어가 모국어인마냥 누구나 다 잘 안다고 여기는 태도가. 웃기는 일인 건 사실아닌가....
생활/사건사고 · 노동/인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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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가미, 아들과 하고 싶은 어머니

  영화 올가미. 부제는 아들과 하고 싶은 어머니.    이 영화 전에 본 적 없다. 앞에 조금 보다가 껐다. 당시엔, 당시로서는 놀라운 장면이 있다는 것 인정. 지금 봐도 너무나 충격. 결혼한 아들을 목욕시키는 장면. 오 마이 갓.  그 모습을 며느리에게 부러 보여주는 장면 .성욕 말고 다른 말이 필요할까. 이것으로 이 영화의 모든 것이 설명된다. 아직 다음 얘긴 안 봤고. 며느리가 저걸 왜 참고 살지? 조선시대도 아닌데? 하는 중이고.   웃긴 건 언제나 모르니까 우아한 남자들의 태도다. 모르면 장땡이니까(알고도 모르는 척?) 우리 엄마는 절대 그럴리 없다고 말한다. 그래그러니 엄마랑 뒹굴고 잘 살아봐. 다른 여자 만나지 만나지 말고.    아들에게 집착하는 시어머니. 뭐. 옛날에나 가능한 얘기라 생각하면 오산인 건. 광기의 시어머니 탓 보다 아들 탓이 크다. 혼자인 모친에게 남자를 소개시켜 줘라.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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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내조

  금연을 하겠다는 결심이 오롯이 흡연자의 것이듯,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은 금연 결심 같은 건 평생에 생각도 해 본 적이 없는 것처럼.    대선 전에, 대선후보자의 부인으로서 기자회견을 하던 현 영부인의 언사가 의아했었다. 내용은 일체의 어떤 활동도 하지 않고 조용히 아내로서의 내조에만 전념하겠다는 것이었다. 왜 저런 말을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렇게 내심 하고 싶은 속내가 있는 사람처럼.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말은 그렇게 하는 사람이나 하는 소리니까 말이다. 절대 다신 안그럴게 라는 맹세 따위처럼.  남발하는 각서처럼.    아, 그리고 웃었다. 사과하기 위해 나온 기자회견에서. 주목받는 자리가 자못 설레이는듯.     죄를 저지른 사람 중, 고개를 들지 못하는 사람, 처벌에 고개 숙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위에는 웃는 사람이 있다. 죄의식도 수치도 못느끼는.       
한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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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의 가장 귀한 노동

  옛날드라마 본다. 임성한 김수현 이어 문영남. 막장 드라마의 특징은, 여성이면서 남성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랄까.그 여성은 결혼 후 형성된 가정이라는 영역에서 힘을 갖는 계급. 결론적으로 남성 중심주의에 아부하는 것. 여성이면서 여성을 비하하고 깎아내리는 것. 가정에서의 여성의 일을 하찮고 가치없는 일로 끝없이 세뇌하는 것.  그래야 노동력을 헐값에 부담없이 쓸 수 있으니까. 어쩌면 여성인 척 잠입한 남성일 수도 있겠다. 남성의 욕망을 대변하기 위한.    아무리 호된 시집살이에 남편이 오입을 하고 벌이를 못해도, 시부모 봉양과 살림 육아에 가장을 대신해 돈도 벌고 병간호도 하며 아무리 힘들어도 항시 웃고 싹싹하며 애교 넘치라고 가르친다. 게다가 남편을 위해서 성적인 매력을 잃어서도 안된단다. 이것은 어떤 집단의 존립을 위한. 묵인된 사회적 합의 같은 것(?).   노동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과 태도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하찮고 싼 값, 무가치하다고 스스로를...
노동/인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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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글쓰기, 영혼 없이 생각하기

  영혼이 없다는 말은 의지, 의사가 없다는 말일 거다. 쉽게 지배 당하는 상태. 설득에 대해, 쏟아지는 정보에 대해 무방비상태라는 뜻.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서로 상반된 의견 모두에게 동의하는.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겠지만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조차 모르기 때문에 걱정도 책임도 느끼지 않는 상태. 그것이 바로 '영혼이 없는'상태가 아닐까. 아주 편안한. 세상 근심 없이 편히 살려면 영혼이 똑똑히 있는 것 보다는 없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예를들면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 정치인은 정직해야 하지만 배우자의 명품백은 얼마든지 괜찮으니 귀엽게 봐주자라던가. 일본이 역사를 인정하고 사죄하지 않는 건 괘씸하지만, 꼭 짚고 넘어가지는 말고 미래를 위해 우선 덮어두고 협력하자는 말이라던가. 살인은, 학살은 잘못이지만 처벌받지 않아도 무방하며 그 자의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본받자 라던가.    
노동/인권/사회 · 한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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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다 박은 드라마 두 편. 신데렐라와 미스 리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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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처럼 마주보는 드라마 두 편

  두 드라마가 너무도 똑같아서, 몇 가지 변화만 준 것으로 봐도 무방할 같다. 아니면 '드라마 신데렐라'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작가가 되면 그 드라마를 꼭 한 번 리메이크 해보고 싶었던 것일까? 원작자가 알고도 묵인한 것 같고, 다들 알고 드라마를 만든 거 같은데. 일일이 말 할 필요가 없을만큼 똑같다. 시청자를 바보로 아는 건가?   위 장연은 먼저 만나고 있던 김승우를 정리하지 않고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재벌남을 만나다가 삼자대면 한 이후.    여자가 복수하는 드라마 영화는 흔하지만. 남자가 복수하는 얘긴 거의 본 일 없는데, 신데렐라에서는 김영하가 황신혜에게 복수를 한다. 그게 좀 고무적이고 신났었다. 사랑했고, 할 수 있는 걸 다 해줬다. 그래서 묶어도 좋다는 게 아니라, 싫어진 걸 얘길 하지 않고, 이용할 걸 이용하면서 다른 용처로 옮겨 갔다는 게 나쁘지. 그래서 김영하를 지지했고.    미스 리플리에서 이다혜는 어려서부터 유흥업소에서 일했는데. 갑자기  호텔 ...
생활/사건사고 ·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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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빵 한 봉지 백원

 어렸을 때 사먹었던 땅콩빵이 있었다. 서점 횡단보도 앞에서 아주머니가 한 봉지 백원에 한가득 담아주었던. 주머니에서 차비 빼고 사먹을까 말까 망설이다 사먹었었던.    작년 추석 때 가족들과 오랜만에 시장에 갔다가 시장 안에서 땅콩빵을 팔고 있는 아주머니를 보았다. 설마... 하고 보았는데 그때 그 아주어니였다. 너무 놀라서 엄마에게 그 얘길하고 땅콩빵을 샀다. 엄마 얘기로는, 혼자 땅콩빵 장사로 자식을 다키우고 돈도 제법 벌었는데. 만난 남자가 아주머니 재산을 전부 가지고 가버렸다고. 그래서 다시 장사하러 나온 거라는. 크지 않은 동네라 얘기는 건너건너 들려오는 법이라.    땅콩빵 맛은 그대로였고. 세월은 많이 흘렀다. 아주머니는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얘길 했고. 기억해줘서 고마워요. 라고 했다. 돈은 자식한테도 다 주는 거 아니라고 했는데. 남자를 왜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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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다 박은 드라마 두 편. 신데렐라와 미스 리플리

얼마 전에 드라마 신데렐라를 끝까지 다 봤다. 보면서 내가 본 적 있는 어떤 드라마가 생각났다. 그래서 다시 본다. 작가가 동일인인지 찾아 봤다. 그건 아니다. 그렇다면 리메이크? 그런 예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러나 그것도 아닌 모양이다. 당시 기사 한 조각을 찾았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저렇게 대놓고 똑같이 베낄 수가 있을까? 너무 똑같아. 남자가 자신을 짝사랑하는 강혜정에게 인형을 선물한다. 같이 가기로 했던 야구장에 오지않고 이다혜가 상사를 만나러 간 것도. 재벌 남자에겐 절친한 친구가 있고, 내내 그녀를 의심하는 조언을 한다. 상사를 유혹한 뒤 버린다. 연회장에서 남자의 정체가 재벌남인걸 안 뒤로 태도가 돌변한다. 또 친구 집에 같이 살게 되는데 그 집 역시 신데렐라에서 자매(황신혜, 이승연)가 함께 썼던 방처럼 넓은 한 칸 구조에 침대가 두 개 있다. 또 하나는 전신인 신데렐라에서  재벌남이었던 김승우가 미스 리플리에서 이용 당하고 버림받는 상사로 나오는 점. 보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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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과 임성한, 내 남자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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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오래되면

  뜨겁고 열렬한 그 어떤 사랑 역시 생활이 된다. 여자는 남자를 위해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요리를 배우고, 가방과 시계를 팔았다. 손수 팔다리 걷어부치고 욕실 청소를 한다. 한 가정을 부서뜨리고 얻은 사랑.    그러게...  그들은 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은 실은 보통 사람들의 생활일 뿐이라는 진리를 전해주기 위해 이 많은, 그러나 들여다 보면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이 생산되는 건가 보다.    아름다운 사랑얘기 그런 게 어딨어. 그건 타인의 지레짐작이며 환상일뿐. 살면 다 똑같다는 얘기. 사랑의 내용에 있어서는 인간 누구나 동등한게 아닌가. 특별한 것은 멀리 있고, 익숙한 것은 가까이에 있고... 특별한 것이 일상이 되면 빛을 잃는 거고. 아름답다는 것은 타인의 관점.     사랑은 유인책 같다. 가정을 이루고나면 볼일은 끝난다      
노동/인권/사회 ·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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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문학, 어떤 인연

2021년 겨울에 화요문학에 시 한 편 냈었다. 김백겸 시인이 날 심사한 인연으로 기회가 닿았는데. 화요문학은 매회 발행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동인지인 것 같다. 이후 책을 몇 번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었다. 보통 문예지에 시가개제되면 한 두 번 책을 보내주는 것 같은데(같은데 라고 말하는 것은 내 짧은 경험이 전부이기 때문에), 이젠 내게 책이 올 일이 없는 터라 우편함에 꽂힌 노란봉투를 보고 놀랐다. 고맙고 슬픈 마음이 들었다. 책값도 글도 싣지 않은 내게 잊지앟고 귀한 책을 보내온 것이.    전에 냈던 시.         깨지 않는 꿈                     백진희   부족 여인의 목에 감긴 사슬은 살아서 벗을 수 없었으므로 목이 길어졌다 몸에서 멀어지는 일처럼 두려움으로부터 아무리 달아나도 제자리인 꿈   석관 속 봉인된 악마는 제 몸을 베어 먹으며 자라난 육신 때문에 오장육부가 으깨어졌다 살과 뼈가 뒤섞인 채 썩어갔다 유난히 악취가 심한 곳에 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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