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30.
글쓰기를 하지 않은지 며칠 째다. 갑자기 아무 할 이야기가 없어졌다. 그런 때도 있는 거지, 라고 생각해본다. 연재를 약속한 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글을 써 돈을 버는 사람도 아니니 상관없다. 그럼에도 굳이 빈 메모장을 열어서 몇 자 적어본다. 할 이야기가 없을 때는 날씨나 건강 이야기가 최고다. 요 며칠 비가 내렸다가 그친 이야기를 해 볼까. 뒷마당에 수북이 자란 잡초 이야기를 해볼까. 실내자전거를 타는데 드디어 땀이 나더라는 이야기를 해볼까. 사실은 아무 일도, 아무런 욕망도 특별함도 없는 고요한 일상이라고 고백해볼까. 평온한 일상이 주는 불안은 약으로 누르고, 배고픔은 단순한 끼니로 해결하고.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때는 책을 읽는다. 그밖엣 것들은 생각을 미룬다. 유일하게 성실하게 하는 일은 설거지와 빨래. 그것들을 포기하는 순간은 정말로 일상을 놓는 것이기 때문에. 고요하게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마음도 그만큼 고요하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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