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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사고방식]4. 보수적 발상-집념의 발견: 중력파와 힉스 입자
[과학자의 사고방식]2.보수적 발상-귀납의 한계와 전화위복: 방사성붕괴의 비밀과 은하회전곡선
[과학자의 사고방식]2.보수적 발상-귀납의 한계와 전화위복: 방사성붕괴의 비밀과 은하회전곡선
천왕성의 변칙궤도와 해왕성의 발견은 우주적인 규모에서 일어난 사례였다면 이와 거의 비슷한 일이 원자 이하의 미시세계에서도 일어났다.20세기 초 원자 및 그 내부구조를 알게 되면서 과학자들은 새로운 혁명기를 맞게 된다. 이전의 뉴턴역학 체계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많은 현상들이 한꺼번에 등장했고 결국에는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승리하게 된다. 과학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현상들 중에는 원자핵이 붕괴하는 현상도 있었다. 어떤 원소들의 원자핵은 입자들을 방출하면서 에너지를 잃는다. 이런 현상을 방사성 붕괴라 한다. 이때 방출되는 입자들의 흐름을 방사선이라고 하는데 그 정체를 몰랐던 20세기 초에는 그리스 문자를 써서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이라 불렀다. 이후 알파선은 헬륨 원자핵의 흐름, 베타선은 전자의 흐름, 감마선은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임이 밝혀졌다.베타선을 방출하는 핵붕괴, 즉 베타붕괴는 알파붕괴나 감마붕괴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알파붕괴나 감마붕괴에서는 알파선 또는...
[과학자의 사고방식]1. 보수적 발상-귀납의 한계와 전화위복: 천왕성 궤도의 비밀
[과학자의 사고방식]1. 보수적 발상-귀납의 한계와 전화위복: 천왕성 궤도의 비밀
과학은 가장 혁신적이고 혁명적인 학문이라는 심상이 강하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내가 느끼는 사정은 좀 복잡하다. 과학이 가장 혁명적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과학의 보수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혁명적이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를 잡기 전까지 과학자들은 아무리 기상천외한 현상이 발견되더라도 일단 기존의 체계(패러다임) 속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 현상을 설명하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자들은 대단히 보수적이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본다는 점에서 기존 체계에 대한 집착이 병적이다 싶을 정도이다. 이렇게까지 구체제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이유는 그래야만 그 모든 시도가 실패했을 때 아무런 미련 없이 혁명의 대열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마음이 돌아서면 과학자들은 누구보다도 열렬한 혁명의 전도사로 돌변한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과정은 제아무리 혁명적이라 하더라도 정치적인 혁명이나 사회적인 변혁과는 다른 점이 있다. 정치사회적인 혁명은 ...
[영화 "오펜하이머"를 2배 즐기기 위한 선행학습] 5. 우라늄 농축, 그리고 신세계에 상륙한 "교황"
[영화 "오펜하이머"를 2배 즐기기 위한 선행학습] 5. 우라늄 농축, 그리고 신세계에 상륙한 "교황"
우라늄은 방사능을 처음 발견할 때부터 중요한 원소였고 핵분열 현상을 처음 발견하게 된 원소이기도 했다. 그래서 당연히 핵무기를 만들 때 우라늄은 자연스럽게 우선적으로 고려대상이었고 누가 우라늄 광산을 차지할 것인가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예컨대 그로브스는 맨해튼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임명(1942년 9월18일)되고 근무하던 첫날 1,200톤의 우라늄 광산을 매입했으며, 핵무기에 사용될 우라늄235를 농축하는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테네시 주 오크리지에 부지를 매입했다.천연우라늄에는 핵무기에 쓸 수 없는 우라늄238이 99.3% 존재하고 핵무기의 원료인 우라늄235는 0.7%밖에 없다. 따라서 우라늄235를 순도 높게 추출하는 작업이 무척 중요하다. 이 과정을 우라늄 농축이라 부른다. 문제는 우라늄 농축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라늄235와 238은 원자번호가 같고 질량수가 다른 동위원소라서 화학적인 과정을 통해 두 원소를 분리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동위원소의 화학적 성질이 거의...
[영화 "오펜하이머"를 2배 즐기기 위한 선행학습] 4. 물리학의 "교황", 페르미의 등장
[영화 "오펜하이머"를 2배 즐기기 위한 선행학습] 4. 물리학의 "교황", 페르미의 등장
우라늄 원자핵이 쪼개지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해서 곧바로 폭탄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폭탄을 만들려면 원자핵이 한 번 쪼개지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연쇄적으로 쪼개져야 한다. 이론적으로 그럴 수도 있다는 것과 실제 현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즉, 현실에서 연쇄반응이 정말로 일어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현실에서 구현한 주인공이 바로 이탈리아 출신의 엔리코 페르미(1901~1954)였다. 페르미는 갈릴레오 갈릴레이 이후 이탈리아가 낳은 가장 위대한 물리학자라 할 수 있다. 현대물리학의 용어 중에 페르미의 이름이 들어간 것들이 꽤 있다. 페르미온, 페르미 에너지, 페르미 상수, 페르미-디랙 통계, 페르미(거리단위) 등등 페르미가 없으면 현대물리학의 교과서를 제대로 쓰기가 어려울 것이다.
페르미는 20대 중반이던 1926년 파울리의 배타원리를 만족하는 입자들의 통계적인 분포를 발견했다. 비슷한 시기 이와 독...
[영화 "오펜하이머"를 2배 즐기기 위한 선행학습] 3. 오펜하이머는 누구인가?
[영화 "오펜하이머"를 2배 즐기기 위한 선행학습] 3. 오펜하이머는 누구인가?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는 맨해튼 프로젝트의 과학 분야 책임자로서 당시 미 버클리대학 물리학과 교수였다. 오펜하이머는 노벨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였다. 그는 물리학뿐만 아니라 언어감각도 출중했고 (6개 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했는데 그 중에는 산스크리트어도 있다.) 직접 시를 쓰기도 했다.오펜하이머는 1925년 하버드 대학을 3년 만에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의 전공은 화학이었으나 나중에는 자신이 정말 관심이 있었던 것이 물리학이었음을 깨닫고 퍼시 윌리엄스 브리지먼에게서 물리학을 배웠다. 하버드를 졸업한 뒤에는 영국 캐번디시 연구소로 갔다. 그의 지도교수는 1897년 전자를 발견한 톰슨이었다. 당시에는 물리학의 중심이 유럽이었다. 1925년이면 독일의 하이젠베르크가 행렬을 써서 (자신은 그게 행렬인지도 모른 채) 뉴턴역학을 대체할 새로운 역학체계를 제시해 양자역학을 정초한 해였다.당시 톰슨은 은퇴한 뒤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오펜하이머는...
[영화 "오펜하이머"를 2배 즐기기 위한 선행학습] 2. 핵무기의 작동원리, 그리고 제작 방법
[영화 "오펜하이머"를 2배 즐기기 위한 선행학습] 2. 핵무기의 작동원리, 그리고 제작 방법
원자번호 92번인 우라늄은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무거운 원소이다. 천연우라늄의 99.3%는 우라늄238로서 92개의 양성자와 146개의 중성자를 갖고 있다. 나머지 0.7% 정도는 동위원소인 우라늄235가 차지하고 있다. 우라늄235는 우라늄238보다 중성자가 3개 적다. 핵무기의 원료는 우라늄235이다. 우라늄235에 중성자를 때리면 우라늄 원자핵이 그보다 가벼운 크립톤과 바륨으로 쪼개지며 중성자와 감마선 등을 방출한다. 이처럼 무거운 원자핵이 가벼운 원자핵들로 쪼개지는 과정을 핵분열이라 한다. 핵분열 과정에서 반응 전후 원소들의 질량차이만큼이 에너지로 방출된다. 그 양은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E=mc^2에 따라 정해진다. 여기서 E는 에너지, m은 질량, c는 광속이다. 질량차이가 작더라도 광속이 워낙 큰 값(300,000km/s)이라 질량이 모두 에너지로 전환되면 그 양이 막대하다. 우라늄235이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량결손은 우라늄235 원자핵 질량의 약 0.1...
[영화 "오펜하이머"를 2배 즐기기 위한 선행학습] 1. 핵무기란 무엇인지,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
[영화 "오펜하이머"를 2배 즐기기 위한 선행학습] 1. 핵무기란 무엇인지,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만든 영화 <오펜하이머>가 7월21일 미국 공식 개봉을 앞두고 큰 화제다. 한국 개봉일은 8월15일로 예정돼 있다.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미국 버클리대학의 이론물리학자로서 미국의 핵무기 개발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의 과학분야 연구책임자를 맡았던 인물이다. 따라서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핵무기란 무엇인지부터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자, 그렇다면 핵무기란 대체 무엇인가?핵무기란 말 그대로 원자핵(nucleus)의 에너지를 이용한 무기이다. 원자(atom)는 우리 우주의 만물을 구성하는 기본단위이다. 원래 원자는 atom이라는 이름처럼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자연의 근본단위로 도입되었다. 그 유래는 기원전 4세기 데모크리토스와 레우키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근대적인 원자론이 다시 등장한 것은 그로부터 2,200여 년이 지난 1800년대 초 영국의 돌턴에 의해서였다. 19세기가 끝날 무렵에는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다는 원자 내부에 새로운 구성요...
[혼자 사는 물리학자의 해방일지 7] 30대와 40대, 50대의 다른 점...“59세 이전에 인생을 논하지 말라!”
[혼자 사는 물리학자의 해방일지 7] 30대와 40대, 50대의 다른 점...“59세 이전에 인생을 논하지 말라!”
퇴원한 뒤에 내 일상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이 시리즈의 첫 글에서 말했듯이 시금치를 데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제는 마트에서 시금치나 취나물을 사서 데쳐 나물로 무쳐 먹는 것이 아주 익숙해졌다. 나물반찬 하나로 내 건강이 얼마나 바뀌겠냐만 식탁에 푸른 반찬이 하나 추가됐다는 사실 자체에 스스로 대견해 하고 있다. 나이 들어서 그런지 내 몸이 나물을 원한다는 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 욕구를 이제 일부나마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하나 마련한 것은 장조림이었다. 장조림은 병원밥 식단에서 늘 나오던 메뉴였다. 사실 내가 병원식을 많이 먹지는 못했다. 2주일 입원하는 동안 처음 일주일은 물도 못 마시는 강력한 금식조치가 취해졌고 며칠 뒤엔 수술까지 한 까닭이다. 내 병원식은 저지방식이었다. 밥과 국, 나물, 장조림, 생선조림이 기본 구성이었다. 고기를 먹더라도 지방이 없는 살코기 중심의 요리, 생선을 먹더라도 구이가 아닌 조림요리를 먹는 게 좋다는 메시지...
[혼자 사는 물리학자의 해방일지 6] 인생 후반전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