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는 정말 다양한 증상으로 환자분들이 오게 되는데, 종종 안타까운 경우들을 보게되는 경우가 있다. 말이 어눌해지고 표정이 이상해졌다고 해서 내원한 환자분이길래, 뇌경색이겠거니 하고 언제나처럼 머리 MRI 검사를 처방하고 영상을 확인하였는데, 크고 작은 전이암들이 대뇌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본다. 같이 찍은 가슴 X-ray를 확인해보니 커다란 종양이 뚜렷하게 보였다. 폐암이 자라고 자라 뇌와 전신의 장기들을 침범하고 있던 말기암이었던 것이다. 응급실에서 이렇게 진단되는 암들은 이미 끝자락에 와 있는 암들이기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다.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환자와 보호자에게 해야하는 내 마음 또한 심란하다. 1년에 두어번, 병원에 와서 단순 가슴 X-ray라도 찍고 기본적인 검사라도 할 수 있었더라면, 조기에 암을 확인할 수 있었을텐데, 안타까운 기억이 이제는 제법 많다.
매해 사망원인 통계가 나오는데, 부동의 1위는 악성신생물(암)이 차지하게 된지 오래되었다. 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