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십년의 세월이 지나가는 동안에도 항상 삶의 어떤 지침 역할을 하던 아이가 생각난다.  교직 생활 10년 정도에 만난 그 아이는 당시 중2 남학생, 평범한 중산층에 속했고, 부모 모두 계시고, 성적도 중위권정도였던 아이, 흔히 만나는 아이였는데...... 등교 시간이 제 멋대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거의 1교시 수업 임박해서 온다. 그것도 담임인 내가 집에 전화하고 재촉해야 마지못해 등교했다.  등교해서도 혼자다. 우리 반 애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체육대회 날에도 혼자 운동장 구석에 앉아있었다. 애들이 따돌림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 따돌림을 하고 있다. 과목 수업 시간의 태도가 불량한가? 그렇지는 않다. 평범한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따르기는 하는 데..........뭔가가 우울하다.  자주 교무실에 와서 나와 얘기하는 시간이 많다. 애들과 어울리기보다 선생인 나하고 더 시간을 자주 갖는다. 여느 애들과는 다르지 않은가.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이런 상황을 서서히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