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폭염, 불평등
불평등을 키워드로 폭염을 짚었다. 기후변화는 이제 현실이고 더 잦은 폭염도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다. 도시민이 겪고 있는 폭염의 의학적 피해를 짚고, 폭염의 과학적 원인을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국내 도시의 생활권 녹지 실태를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관점에서 진단해 보고, 이를 직접 얼룩커들의 참여를 통해 확인하는 ‘얼룩樹’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사람은 사람이 할 일을, 도시는 도시가 할 일을 찾아야 한다.
최종 업데이트
2023/08/23
2023년 여름의 한반도, 그리고 세계
계속 기록을 새로 세우고 있는 전 세계 바다 해수면 온도
한반도 바다가 끓고 있다
무더운 날이 늘고 있다
기온도 오르고 있다
전 세계 바다도 끓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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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녹시율 확인 프로젝트 '얼룩樹(수)' 결과 공개
얼룩커의 참여로 완성된 도심 녹시율 확인 프로젝트 '얼룩樹'의 2022년도 데이터 분석 결과가 기사 및 인터랙티브 페이지로 공개됐습니다.
가장 참여가 많았던 서울을 대상으로 했으나, 도시 전반에 대한 함의를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직접 읽고 데이터를 확인해 보세요.
기사 읽기: 아파트보다 2도 더운 빌라...'녹지 형평성'을 생각하다
인터랙티브 페이지: https://sciencesay.shinyapps.io/green_space_of_busstop_seoul/
직접 읽고 데이터를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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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전 세계 폭염·가뭄·산불 현황
1907~2022년 한국(서울) 연중 기온 변화
같은 기간 일 최고기온의 분포 역시 평균기온과 비슷하다. 최고기온 데이터를 시대 별로 따로 표시해 봤다. 평균선에서 빨간 선은 일 최고기온 평균이고, 파란 선은 참고로 표시한 일 평균기온 평균이다.
미국 비영리 기후연구기관 '버클리어스' 8월 전 세계 폭염 분석(10. 7. 발표)
"2022년, 1850년 이후 가장 무더웠던 여름"
핵심 요약:
올 6~8월은 북반구 여름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더웠음. 같은 시기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해인 2019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였음. 이 시기에 영국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40도를 넘는 폭염을 기록했고, 3000명이 넘는 초과사망자가 폭염으로 발생했음.
8월만 보면 2016, 2019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더웠음. 육지만 보면 역대 두 번째로 더웠던 달. 올해 전체는 역대 4~5번째 더운 해가 될 것 예상됨.
8월 북미 지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 미국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8월 16일에 최고 기온 54.4도를 기록. 1913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
8월 유럽
8월 19일, 유럽의 지구 관측 프로그램 '코페르니쿠스' 발표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8월 13일까지 유럽에서 산불로 소실된 삼림 면적은 66만 헥타르가 넘음.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역대급 가뭄으로 올리브 수확량이 30% 감소.
-네덜란드: 8월 3일, 네덜란드에서는 라인강의 수위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짐. 네덜란드 정부, 물 부족 상황 공식화하고 정부의 물 분배 개입 시사.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이상 기온으로 빙하가 녹아 북극해에 많은 양의 침전물이 해안에 쌓이고 있는 모습이 관측위성 센티넬-2 영상에 잡힘.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역대급 가뭄으로 올리브 수확량이 30% 감소.
-네덜란드: 8월 3일, 네덜란드에서는 라인강의 수위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짐. 네덜란드 정부, 물 부족 상황 공식화하고 정부의 물 분배 개입 시사.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이상 기온으로 빙하가 녹아 북극해에 많은 양의 침전물이 해안에 쌓이고 있는 모습이 관측위성 센티넬-2 영상에 잡힘.
7월 북미 지역
8월 2일 미국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소 공개 데이터에 따르면, 7월 내내 북미 지역의 열파(폭염)이 매우 심각했음. 지역에 따라 40도에 가까운 심각한 열파가 여러 날 지속됐음.
-유타 주: 38도 이상 일수 16일 기록. 미국 기상청 1874년 측정 이후 최다
-NASA는 북미 지역의 열파가 미국 중남부 지역에 형성된 열돔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 열돔 현상은 지표 위에서 강한 고기압이 순환하면서 마치 지붕을 씌운 것처럼 내부 공기를 가두고, 이 내부 공기가 뜨거워지면서 열파를 유도하는 현상.
-유타 주: 38도 이상 일수 16일 기록. 미국 기상청 1874년 측정 이후 최다
-NASA는 북미 지역의 열파가 미국 중남부 지역에 형성된 열돔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 열돔 현상은 지표 위에서 강한 고기압이 순환하면서 마치 지붕을 씌운 것처럼 내부 공기를 가두고, 이 내부 공기가 뜨거워지면서 열파를 유도하는 현상.
7월 유럽
코페르니쿠스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은 전 세계적 기온이 역대 세 번째로 높았던 달이었다. 유럽만 따지면 역대 6번째로 온도가 높은 달이었다. 유럽의 열파 역시 8월 중순에도 끝나지 않았다. 8월 11일, 코페르니쿠스는 스페인 기온이 44도까지 치솟는 등 중부 유럽이 다시 한번 열파에 시달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스페인 세빌: 7월 중순 42.2도 폭염, 1500헥타르 면적 산불 발생.
-포르투갈 레이리아: 7월 중순 45도의 폭염으로 화재 발생, 3000헥타르 이상의 지역이 소실.
-이탈리아 돌로미티: 열파로 빙하 붕괴.
-포르투갈 레이리아: 7월 중순 45도의 폭염으로 화재 발생, 3000헥타르 이상의 지역이 소실.
-이탈리아 돌로미티: 열파로 빙하 붕괴.
7월 아프리카 및 동아시아
-한국 제주: 8월 10일 제주의 온도가 37.5도를 기록해 제주지방기상청이 99년 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 37.5도는 제주 지역 최근 30년간 평균 기온보다 6.8도 높은 기온.
-튀니지: 7월 13일 47도 기록.
-이란: 6월 말 최고 기온이 52도 기록.
-중국 상하이: 7월 13일 40.9도 기록. 역대 최고.
(윤신영 alookso 에디터)
(7월 22일)
무더위가 문제는 아니다. 여름이 더운 계절인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그 무더운 정도가 상식을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7월, 유럽 여러 국가들은 40도를 넘나드는 전례 없이 높은 기온과 그에 따른 잦은 산불로 고통받고 있다. 새해 초에 이미 역대급 이상 고온을 겪은 극지방은 이젠 빙상이 얼마나 녹을지 염려하는 처지가 됐다.
어쩌다 한 번 무더워진 것이라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장기 기후변화 추세 데이터를 보면 지구는 20세기 후반 이후 평균기온의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고, 여름철 폭염 같은 극한기후 현상의 발생 빈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극한기후가 모두에게 고른 고통을 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열파 또는 폭염이라는 물리적 기후 현상은 지구 아래 고르게 나타날 것 같지만, 피해가 유독 더 크게 몰리는 지역이 존재하고, 같은 지역 내에서도 유독 더 큰 피해를 입는 계층, 지역,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같은 불평등을 키워드로 폭염을 짚었다. 도시민이 겪고 있는 폭염의 의학적 피해를 짚은 글, 폭염의 과학적 원인을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하고 한국의 폭염이 보다 덥고 습하게 변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불평등하게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글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국내 도시의 생활권 녹지 실태를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관점에서 진단해 보고, 이를 직접 얼룩커들의 참여를 통해 확인하는 ‘얼룩樹’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기후변화는 이제 현실이고 더 잦은 폭염도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다. 여기에 대처하기 위해 사람은 사람이 할 일을, 도시는 도시가 할 일을 찾아야 한다. 물론 거기에 생활권 녹지 관리도 포함된다.
1. 불평등의 색, 그린 (윤신영, alookso 에디터)
도시에서 미관을 위한 선택지 정도로 여겨지던 녹지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본다. 특히 보행 과정에서 마주치는 가까운 동네에서 얼마나 많은 녹지를 만날 수 있을까. 언뜻 거리의 녹지 비율은 비슷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지역마다 편차가 매우 크다. 이 편차는 그 지역의 소득과 부동산 가격, 사회경제적 소외계층의 비율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단히 불편한 진실이지만, 녹지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이런 사실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도록 간단한 앱(위 두 번째 이미지)을 만들어 생활권 녹지의 비율을 확인해 봤다. 이 앱은 얼룩커들도 이용해볼 수 있다. 또 서울 시내 전체 가로수를 지도화(위 첫 번째 이미지)하고 마을버스 정류장을 표시해 생활권 내 가로수 실태도 확인해 볼 수 있게 했다. 녹지 확충을 위해 공공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많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가 있는 곳부터 시작했지만, 전국으로 확대돼도 좋을 것이다.
-튀니지: 7월 13일 47도 기록.
-이란: 6월 말 최고 기온이 52도 기록.
-중국 상하이: 7월 13일 40.9도 기록. 역대 최고.
(윤신영 alookso 에디터)
무더위가 문제는 아니다. 여름이 더운 계절인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그 무더운 정도가 상식을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7월, 유럽 여러 국가들은 40도를 넘나드는 전례 없이 높은 기온과 그에 따른 잦은 산불로 고통받고 있다. 새해 초에 이미 역대급 이상 고온을 겪은 극지방은 이젠 빙상이 얼마나 녹을지 염려하는 처지가 됐다.
어쩌다 한 번 무더워진 것이라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장기 기후변화 추세 데이터를 보면 지구는 20세기 후반 이후 평균기온의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고, 여름철 폭염 같은 극한기후 현상의 발생 빈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극한기후가 모두에게 고른 고통을 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열파 또는 폭염이라는 물리적 기후 현상은 지구 아래 고르게 나타날 것 같지만, 피해가 유독 더 크게 몰리는 지역이 존재하고, 같은 지역 내에서도 유독 더 큰 피해를 입는 계층, 지역,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같은 불평등을 키워드로 폭염을 짚었다. 도시민이 겪고 있는 폭염의 의학적 피해를 짚은 글, 폭염의 과학적 원인을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하고 한국의 폭염이 보다 덥고 습하게 변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불평등하게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글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국내 도시의 생활권 녹지 실태를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관점에서 진단해 보고, 이를 직접 얼룩커들의 참여를 통해 확인하는 ‘얼룩樹’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기후변화는 이제 현실이고 더 잦은 폭염도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다. 여기에 대처하기 위해 사람은 사람이 할 일을, 도시는 도시가 할 일을 찾아야 한다. 물론 거기에 생활권 녹지 관리도 포함된다.
1. 불평등의 색, 그린 (윤신영, alookso 에디터)
도시에서 미관을 위한 선택지 정도로 여겨지던 녹지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본다. 특히 보행 과정에서 마주치는 가까운 동네에서 얼마나 많은 녹지를 만날 수 있을까. 언뜻 거리의 녹지 비율은 비슷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지역마다 편차가 매우 크다. 이 편차는 그 지역의 소득과 부동산 가격, 사회경제적 소외계층의 비율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단히 불편한 진실이지만, 녹지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이런 사실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도록 간단한 앱(위 두 번째 이미지)을 만들어 생활권 녹지의 비율을 확인해 봤다. 이 앱은 얼룩커들도 이용해볼 수 있다. 또 서울 시내 전체 가로수를 지도화(위 첫 번째 이미지)하고 마을버스 정류장을 표시해 생활권 내 가로수 실태도 확인해 볼 수 있게 했다. 녹지 확충을 위해 공공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많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가 있는 곳부터 시작했지만, 전국으로 확대돼도 좋을 것이다.
2. 폭염과 건강, 그리고 한국의 폭염 취약계층 (이환희, 이화여대 의대 교수·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폭염은 그저 불편한 현상이 아니다. 매년 사망자의 상당수가 폭염에 의한 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역학자들은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이 사실을 면밀히 관찰해 왔다. 선진국들은 1990년대 이후 폭염에 따른 사망자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한국도 비슷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다시 폭염에 따른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후변화의 추세가 폭염에 대응하는 사회의 속도를 능가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도로 밀집된 거주 환경을 보이는 거대 도시는 폭염 대처 능력이 오히려 떨어진다는 역설적인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런 피해가 특정 지역, 계층의 고통을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거듭 확인되고 있다.
폭염은 그저 불편한 현상이 아니다. 매년 사망자의 상당수가 폭염에 의한 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역학자들은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이 사실을 면밀히 관찰해 왔다. 선진국들은 1990년대 이후 폭염에 따른 사망자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한국도 비슷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다시 폭염에 따른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후변화의 추세가 폭염에 대응하는 사회의 속도를 능가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도로 밀집된 거주 환경을 보이는 거대 도시는 폭염 대처 능력이 오히려 떨어진다는 역설적인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런 피해가 특정 지역, 계층의 고통을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거듭 확인되고 있다.
3. 과학자들도 경고한 ‘열 스트레스 불평등’ (이종림, 과학칼럼니스트)
매년 여름이면 폭염 뉴스가 뉴스를 가득 채운다. 하지만 폭염이 왜 발생하는지, 폭염과 열파, 열섬현상은 무엇인지, 지금 유럽을 고통스럽게 하는 폭염은 한국의 폭염과 발생 원인이 어떻게 다른지 등을 깔끔하게 정리해 알기는 어렵다. 이종림 과학 칼럼니스트는 이 같은 폭염을 최신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의외로, 이 같은 설명 끝에서 다시 불평등을 만난다. 과학자들조차 폭염 피해의 불평등을 경고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