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니라 시작이야: 수능을 만난 너희에게

펄케이
펄케이 · 경계에서 연결을 꿈꾸며 쓰는 사람
2022/11/17
안녕, 잘 지냈어? 오랜만에 인사하는 것 같아.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도 흐르는지 우리가 만난 지도 어느새 꼬박 3년이 지났네.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세상에 처음 와서 해맑게 인사하던, 설렘 가득하던 너희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해. 

   딱 너희가 1학년에 입학했던 해에 코로나가 시작되었어. 그러고 보니 우리는 3년 내내 마스크에 가려진 얼굴만 보았구나. 더구나 초반엔 원격수업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마스크를 쓴 얼굴조차 직접 만날 수가 없었잖아. 서로를 제대로 만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

   고등학교 3년 내내 집에서, 학교에서, 교회에서 너희들을 만나면서 정말 많은 부분에서 아쉬웠어. 마스크 뒤로 가려진 얼굴만큼, 너희와 친해질 기회를 놓치고 거리가 벌어진 것 같아서 말이야. 시국이 그래서 멀찍이서 눈인사만 주로 해야 했고,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소독제를 쓰느라 손이 참 건조해지기도 했어.

   쉽지 않았던 3년을 지나 성인이 되기 전 마지막 관문 앞에 와 있네. 요즘은 수능을 꼭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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