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가 남긴 3.5퍼센트의 희망

북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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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8

태풍이 빠져나간다. 그러나 기후재난은 더 지독하고 불공정해진다.

  • 슈퍼태풍 힌남노가 물러가고 있다. 그러나 기후재난은 끝나지 않는다.
  • 기후재난은 불공정하다. 버틸 수 없는 곳에 더 가혹하다. 데이터가 이를 증명한다.
  • 우리는 공범이다. 그 어떤 국가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일러스트: 권순문/북저널리즘
ANALYSIS_ 이상한 태풍

사실, 힌남노는 우리의 상상을 한참 뛰어넘는 돌연변이다. 탄생부터 한반도를 지나가기까지 모든 과정이 기이하다. 다만 한국도, 일본도 자연재해를 예측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과 기반 시설이 갖추어진 국가다. 즉, 돌발 상황에 대응할 기초체력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국가라는 얘기다.


DEFINITION_  이상한 기후의 라니냐

‘라니냐’는 적도 지역의 열대태평양이 차가워지는 현상이다. 바다는 나뉘어 있지 않다. 저쪽이 차가워지면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닷물은 이쪽으로 이동한다. 결과적으로 라니냐가 발생하면 서태평양의 바다가 뜨거워진다. 물론, 라니냐 자체는 이상기후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라니냐가 이상하다. 올해, 이번 세기 처음으로 3년 연속 라니냐 현상이 이어지는 ‘트리플딥’이 발생했다. 그리고 최근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존층 파괴나 남극이 녹아 생긴 담수 유입 등으로 남극 앞바다가 부분적으로 냉각되면 라니냐 현상과 비슷한 태평양 수온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RISK_ 대환란

라니냐가 발생하면 무역풍이 거세지면서 광범위한 이상기후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폭우 및 슈퍼태풍, 미국 서부의 가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올해 전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했다. 그야말로 대환란이다.

그러나 기후재난은 국가의 힘으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곳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의 뿔’ 지역은 수십 년 만의 가뭄으로 200만 명의 아이들이 굶어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인도 동북부와 방글라데시도 20년 만의 홍수로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리고 50도 안팎의 폭염에 시달리던 파키스탄은, 지금 물에 잠겼다. 페테리 탈라스 WMO(세계 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 가뭄, 동남아와 호주의 폭우 등이 라니냐의 영향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굳이 트리플딥 현상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이 모든 재난은 인류가 초래한 기후위기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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