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잃어버린 세대, 지워진 그들의 비극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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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9
By 롤랜드 켈츠(Roland Kelts)
출처: 뉴욕타임스/Mark Wang
필자가 히로시를 만난 건 몇 년 전의 일이었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들을 도와주는 단체를 취재할 때였다. 

두꺼운 패딩 재킷을 입고 줄담배를 피우는 43세 남성. 그는 일본어로 히키코모리라 불렸다. 극단적인 은둔형 외톨이란 뜻의 일본어다. 현재 일본에 그 같은 히키코모리가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30~50세 사이의 남성이며, 실업자이거나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히키코모리는 1990년대부터 이어진 일본의 장기 불황 시기에 성인이 되었지만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할 기회를 놓치고, 사회에서 사실상 퇴출된 존재들이다.

히로시는 기사에 자신의 이름에서 성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20년 전 취업 활동을 완전히 접은 뒤 지금까지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 있다. 이제 늙고 지친 그의 부모는 히로시에게 별다른 연민을 보이지 않는다. 그는 신용카드 빚을 내서 ‘덕질’을 한다. 자살 기도를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일본은 변했어요.”

히로시는 자신의 세대가 성인이 되었을 때, 이전 세대가 누렸던 기회나 희망이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 인터뷰가 2017년이었다. 그 이후로도 일본은 히키코모리의 절망, 그리고 수많은 히키코모리가 속한 소위 ‘잃어버린 세대’의 경제적 소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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