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던 그녀에게...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3/16
나 지금 좀 바쁜데…. 이따 통화하면 안 될까.
   
아니…. 아니 전화 끊지 말아요 한 가지만 묻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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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그녀 아니 그 아이의 전화가 끊임없이 왔어요. 아침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바람 개비 같이 어떤 날은 느릿느릿하게 도는 목소리였다가 어떤 날은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돌고 있는 목소리였죠. 그런 날이면 조금 천천히 말하라고 해야 겨우 진정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그녀의 부모님 얘기를 잠시 해야 할 텐데. 그녀의 부모님은 친구 결혼식 장에서 만났다고 해요 불같았던 여자와 물 같았던 남자는 친구 결혼식 하객으로 만났다가 아주 사소한 일로 서로 대판 싸웠다고 했죠.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불같은 여자가 물 같은 남자에게 사과 전화를 하고 무언가에 이끌려 통화가 계속되었고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다시 만났고 그들은 매번 올라오는 길에 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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