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시즌 2 - 실패해도 응원하는 이유

김다움
김다움 · 게을러요
2023/08/07
같은 시리즈의 리뷰를 두 개 쓰기란 쉽지 않다. 비슷한 감상이 반복돼 글감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D.P.>라면  가능하다. 두 개의 시리즈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시즌 1은 건조하고 담백한 스타일이 핵심이다. 어느 정도 과장되거나 구시대적인 측면은 있지만, 드라마는 군대 특유의 답답한 분위기를 적확하게 포착한다. 물론 이야기의 힘은 고증에 국한되지 않는다. 침착하게 현실을 재현하는 가운데, 깨알 같은 유머가 완급을 조절한다. <D.P.>의 유머엔 두 개의 층위가 있다. 하나의 층은 하이퍼 리얼에서 나오는 고증이다. 말년 병장의 '셧더뻐커' 장면이 대표적이다. 다른 하나의 층은 캐릭터에서 나오는 매력이다. 한호열의 발랄한 행동거지가 대표적이다.

우리는 <D.P.>의 건조한 답답함을 사랑했다. 그렇기에 시즌 1의 마지막 장면은 의아했다. 준호가 반대편으로 걷는다는 설정은 상당히 작위적이기 때문이다. 연출의 의도는 명확했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시즌 2가 방영된 지금 생각해 보면, 마지막 장면은 철저하게 계산된 연출이었다.
스틸컷, 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한호혈 상병은 쓴다. "뭘할수있는데"라고. 작품을 관통하는 문장이다. 군대의 문제는 개인의 노력으로 풀 수 없다. '군대 문화'란 말은 오도적이다. 군대의 문제가 개인의 선택과 의지에 의한 결과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조가 기형적이라면, 개인의 도덕성은 무력하다. 군대식 부조리는 이기적이고 악한 개인이 행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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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언론을 전공하는데, 그다지 전문적이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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