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일 줄 알았던 영화, 이 감독이 주목한 것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09/18
▲ 트로이 포스터 ⓒ 판씨네마(주)

<그리스 로마 신화>는 지루해도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재미없게 읽을 수는 없다. 서방의 구구절절한 신화를 풀떼기라 한다면 <일리아스>는 가장 화려한 꽃에 비유해도 좋을 정도다.

당대 최고의 미녀 헬레나와 도주한 파리스의 이야기는 한 눈으로 보면 불륜이고 다른 눈으로 보면 더없는 로맨스다. 출진을 위해 제 딸을 제물로 바친 아가멤논의 비정함 가운데선 권력자의 욕망과 인간의 성급함이 함께 읽힌다.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아킬레스와 헥토르의 대결에선 진지하다 못해 숭고하게까지 느껴지는 비장미가 넘쳐흐른다.

영화기술이 절정에 오른 2000년대 초반 들어 서구 문명의 원류 격인 신화, 그중에서도 트로이 전쟁이 영화화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당대 최고 배우인 브래드 피트가 일찌감치 출연을 확정지었고 <반지의 제왕>의 '레골라스' 올랜도 블룸도 합류했다. 여기에 에릭 바나, 피터 오툴, 숀 빈 같은 명배우도 속속 합류했다.

감독은 이달 세상을 떠난 독일 출신의 볼프강 페터젠이 맡았다. <에어포스 원>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성공적으로 연출한 만큼 흥행은 예고된 수순이란 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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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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