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거미집’, 예술을 검열하던 시대에 대한 통렬한 풍자

유창선
유창선 인증된 계정 · 칼럼니스트
2023/10/01
'걸작'을 완성하는데 미쳐버린 김 감독의 이야기

* 이 글에는 영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멋있던가. 영화 ‘거미집’은 자신이 만드는 영화를 ‘걸작’으로 완성하는데 미쳐버린 어느 영화감독의 얘기이다. 시대 배경은 영화에 대한 정부 관리들의 사전 검열이 있었던 1970년대. 영화 ‘거미집’의 촬영을 막 끝낸 김  감독(송강호)에게는 영화의 결말 부분에 대한 새로운 영감이 떠오른다.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된다, 딱 이틀이면 돼!” 이틀의 시간 동안만 다시 촬영을 하면 전무후무한 걸작이 태어날 것이라고 김 감독은 흥분한다. 그래서 제작사 측에게 추가 촬영을 요청하지만 제작자 백 회장(장영남)은 촬영을 반대한다. 이미 대본의 내용이 반체제적이고 미풍양속을 해친다고 심의에 걸린 상태인데 대체 어떻게 하려느냐면서 김 감독을 말린다. 그러나 이미 걸작 만들기에 미쳐버린 김 감독은 제작사 후계자인 신미도(전여빈)의 지지를 얻어내서 가까스로 촬영에 들어간다. 그런데 톱스타들을 갑자기 불러 모으는 게 어디 간단한 일이겠는가. 이틀간 촬영을 할 것이면서도 하루만 촬영하면 된다고 거짓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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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시사평론을 했습니다. 뇌종양 수술을 하고 긴 투병의 시간을 거친 이후로 인생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 문화예술과 인생에 대한 글쓰기도 많이 합니다. 서울신문, 아시아경제,아주경제,시사저널,주간한국, 여성신문,신동아,폴리뉴스에 칼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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