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연대, 목소리(feat. '도적: 칼의 소리')
2023/10/05
긴 연휴, 잘 보냈니? 사람 마음이라는 게 때론 참 간사해서 오랜 쉼은 참 좋은데 그 끝에 새롭게 시작되는 일상은 왠지 더 힘겹게 느껴질 때가 있어. 푹 쉬고 나서 오히려 더 좋은 체력과 상쾌한 마음가짐으로 더 즐거워해야 하는데 말이야. 더 이상한 건 난 연휴에 별 영향을 받는 직군이 아니라 직장인들의 꿀 연휴를 볼 때마다 부러운 시선을 가득 보내면서도 막상 빨간 날이 끝나버리면 왠지 허탈한 기분이 든다는 거야. 인간은 개별적으로 자유 의지와 개성을 가지지만 어쩔 수 없이 속한 사회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나봐. 우리가 시대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야. 오늘도 지난 번에 이야기 했던 <도적: 칼의 소리>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나가 볼게.
1. 그 시대의 차별과 혐오
1900년 초반과 1920년대의 시간이 오가는, 그러니까 일제 강점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조명하고 있는 그 드라마의 주된 공간적 배경은 간도야. 그리고 주인공은 스스로를 도적이라고 부르지. 조선 땅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그곳에 가야만 했던 이유, 스스로 도적의 길을 선택했던 이유는 대체 뭐였을까? 사실 민중들 입장에서는 지배자가 일본인이든 조선 양반이든 핍박받는 건 마찬가지였을 수도 있잖아. 지금의 우리가 집권당이 누구든 그게 그거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로. 그런데 문제는 존재했지. 물론 심정적으로 혹은 이념이나 신념에 의해 감히 내 조국을 다른 민족에게 넘길 수 없다는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 실질적으로 다가온 건 바로 극심한 '차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어쩌면 일본이 조선인에게 개방적인 정책을 펼쳤다면, 그래서 삶이 더 나아졌다면 그렇게 독립을 외치는 사람이 줄었을지도 모르지.(물론 지금도 일본의 침략으로 오히려 조선의 근대화가 촉진되었다고 말하는 식민사관도 존재하긴 하다만.) 그런데 일본은 조선을 철저히 수탈했잖아. 일본이 조선에 옮겨놓은 기술은 전부 제 나라을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