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비유.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8/06


자. 이미 알고 있는 건 눈을 감고 있어도 작은 날벌레 같은 햇살이 눈꺼풀 위를 디디고 서 있다는 걸 알게 된다는 거야 이제 창문을 열면 소금기 가득한 냄새가 날 거야. 마른 모래 냄새와 닿을 곳 없는 바람이 바다 쪽으로 향해가는 그래 네가 생각하는 그 바닷가.
 
발바닥이 따끔거리는 모래사장 위로  빨강과 파랑으로 파라솔이 펼쳐져 있고 들어서는 입구부터 가슴이 벅차오르겠지. 아마도 나는 신고 있던 신발을 가만히 벗어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우고 양말을 벗어 신발 안으로 구겨 넣었을지도 몰라.
 
계산을 치르고 파라솔이 내어 준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한 켠에 내려놓은 짐 위에 머리를 대고 눕는 거야. 
윗옷을 벗어 던지고 가슴에 최대한 힘을 주고 배에는 힘껏 숨을 들이마셔 단단하게 만들어야지. 
자꾸만 가슴에 힘을 빼고 배를 내밀게 되곤 하지만, 눈여겨보는 사람도 없으니 게다가 구릿빛 피부에 다음 주 보디 빌딩 대회에 나갈 것처럼 근육이 있는 남자들이 저렇게 많은데 뭐.
 
해변으로 다가갑니다. 발목이 젖고 종아리가 젖어 들고 허벅지가 허리가 그리고 더 깊은 곳으로 발끝이 닿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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