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으로부터,> 시선으로 부터 우리에게 이르기 까지

참미 · 책방지기 그런데 책보다 빵이 더 좋은
2024/03/29
  책방의 중심은 글쓰기 모임과 독서모임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작은 책방을 움직이는 코어 근육과 같은 존재. 독서 모임은 책방을 문자적으로 먹여 살리고 살아 숨 쉬게 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우리 책방에는 3개의 독서 모임과 한 개의 글쓰기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책방 영업과 함께 시작한 독서 모임은 어느덧 햇수로 6년이 되었고, 각자의 사정에 따라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은 있었지만 몇몇 창립 멤버들은 소위 말하는 ‘크루’로서 여전히 책방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가장 오래된 독서 모임은 수요일 오전 독서 모임으로, 2주간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읽은 책을 가져와 소개한다. 이 모임의 경우 책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모임 성격에서도 알 수 있듯, 멤버들 마다 책을 선택하는 기준과 취향은 매우 다른 편이다. 누군가는 고전을 즐겨 읽는 반면, 현대 소설이나 장르 문학을 선호하는 이도 있고 호흡이 긴 책 보다 간결한 에세이를 고집하는 멤버도 있다. 이렇듯 책의 취향은 각자의 얼굴만큼 다양하지만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한 권의 책을 지정해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예상할 수 있듯 한 권의 책을 지정하는 과정은 쉬운 듯 어려운 일이라, 합의를 도출하기보다는 룰렛이나 제비뽑기처럼 단순한 방법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엔 어쩐 일인지 모두의 마음을 충족시킬 한 권의 책을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었는데, 바로 모임 멤버들 모두 정세랑 작가의 신작 <시선으로부터,>를 읽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드라마로 제작된 <보건교사 안은영>의 원작자이자, SM에서 제작 중인 케이팝 드라마 〈일루미네이션〉의 각본을 집필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정세랑 작가의  장편소설 『시선으로부터,』
마치 그 명성을 입증이라도 하듯 출판과 동시에 책방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책방 손님 중 한 분은 내게 이 책을 가리켜 ‘제사’를 소재로 하는 책이라고 설명했는데, 정말 재밌었고 좋은 책이니 어서 읽어보라는 뒷말보다 재밌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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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엔 실패가 없지>를 썼습니다. 쉽게 행복해지는 사람, 책과 빵과, 커피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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