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로스를 좋아하는 이유

박현우
박현우 · 헬조선 늬우스 대장
2023/03/05
밥 로스는 한국에서 “참 쉽죠?”로 밈이 만들어져있다. “참 쉽죠”에는 엄청나게 어려워보이는 걸 아무렇지 않게 해내고 사람들을 놀리는 듯한 뉘앙스가 담겨있다. 한국 짤방에서 색을 구별할 줄 모르는 사람이 밥 로스에게 “색을 구별하지 못해 그림 그리는 게 어렵다"는 식으로 어려움을 토로하자 밥 로스는 흰색과 검은색만으로 그림을 그려낸 뒤 말한다. “참 쉽죠?” 밥 로스는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라며 응원을 담았지만, 짤방에서 밥 로스는 학생을 배려할 줄 모르는거나 실력으로 찍어 누르는 짓궃은 선생의 포지션에 더 가깝게 밈이 형성되어있다. 물론 농담 삼아 이런 식의 밈이 만들어지는 거지만 밈에서 밥 로스의 위치가 이렇다는 거다.

“참 쉽죠?”는 밥 로스가 방송에서 자주 뱉는 말 “that easy”를 번역한 것인데, 정작 이 말은 미국에서 밈이 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밥 로스가 붓을 헹구고 물기를 털어내고 하는 말 “beat the devil out of it”이 밈이 됐다. 지금 당장 구글에 가서 “beat the devil”만 쳐보시라. 문장이 완성될 거고 검색 결과에 밥 로스가 뜰 거다. 이 밈을 바탕으로 애니도 만들어졌다. 한 악마는 꽃을 짓밟는데, 그 때 갑자기 하늘에서 밥 로스가 내려오고 붓을 털어내는 행위만으로 악마를 가볍게 물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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