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은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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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은 울지 않는다

‘발명된 미스터리’ 꿀벌 실종이 놓친 것들 [꿀벌은 울지 않는다]

2007년 2월 27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멀리 서부 캘리포니아의 꿀벌을 기사로 다뤘다. 기사는 그해 1월 캘리포니아 지역의 한 양봉가가 벌통을 열었다가 1억 마리의 꿀벌 중 절반이 갑자기 사라진 것을 알고 충격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양봉가는 “상자가 텅 비었다. 이런 현상은 평생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이어 이 불가사의한 현상이 한 지역에 국한된 비극이 아니라, 미국 24개 주 전역으로 확산된 보편적인 현상임을 설명한다. 농약과 기생충(응애), 기후 등 몇 가지 원인이 제기되지만 속 시원히 사태를 해결할 만능 열쇠는 없다.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기자는 이 현상이 “애거서 크리스티를 방불케 하는 미스터리”라고 적었다.
15년 전 기사지만, 대단히 익숙하다. 장소와 인물, 몇몇 숫자만 바꾸면 그대로 2022년 한국에서 써도 될 정도다. 실제로 올해 이 플롯과 크게 다르지 않은 흐름으로 작성된 기사도 이미 많다. 뉴욕타임스 기사 역시 몇 달 사이에 미국에서 쏟아져 나왔던 수많은 비슷한 기사 중 하나였다.

윤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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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에서 기자상을 수상한 과학전문기자입니다. 과학잡지·일간지의 과학담당과 편집장을 거쳤습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인류의 기원(공저)' 등을 썼고 '스마트 브레비티' '화석맨' '왜 맛있을까' '사소한 것들의 과학' '빌트' 등을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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