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다리 위의 룰루] 당신 손 안에 쥐어진 사파이어는 어떤 의미일까?

강현수
강현수 · 영화와 冊.
2024/05/17
1998. 다리 위의 룰루. 폴 오스터

색소폰 연주자 이지. 어느 날 공연장에 난립한 남성에게 총을 맞고 쓰러진다. 이지는 큰 수술을 받고 겨우 살아난다. 그러나 망가진 폐 한 쪽을 적출한 탓에 다시는 악기 연주자로 무대에 설 수 없다. 삶의 의미가 총성과 함께 사라진 것이다. 정체성의 한 축이 도려내진 이지의 다음 행보는 무엇이 될까? 무엇이든 먼저 배회부터 하지 않을까 싶다. 갈팡질팡하다보면 방향이 잡힐 테니까.

폐인처럼 지내는 이지를 전처 한나는 응원하며 저녁에 초대한다. 한나의 남편은 영화 업계 종사자. 저녁 자리에 영화 감독 캐서린 무어도 초대한다. 그녀는 <판도라의 상자>라는 영화를 준비 중이다. <판도라의 상자>는 잭 더 리퍼에게 살해당하는 요부 룰루의 이야기. 두 플롯으로 진행되는 <다리 위의 룰루>의 한 축을 담당한다. 개인적으론 이해하기 힘들지만, 두 플롯은 다음과 같은 의미로 연결된다고 한다. 폴 오스터는 요부 룰루를 '나빴던' 이지를 여성으로 표현한 거라 한다. 잭 더 리퍼에 살해 당한 룰루는 그러니까 피격 당한 이지가 된다.

저녁을 마치고 절뚝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던 중 이지는 부둣가에서 총알에 이마가 관통된 시체를 발견한다. 시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엔 서류 가방이 놓여 있다. 가방 주인은 죽은 남자의 것일 테다. 이지는 가방을 챙겨 급히 자리를 뜬다.

가방 안에는 작은 상자에 꽁꽁 싸매인 작은 돌조각이 들어 있었다. 돌은 어둠 속에서 신비로운 푸른 빛을 발한다. 빛은 신비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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