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히가시노 게이고만 읽고 있다.
2023/05/11
그런데 식탁이 매우 지저분하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우리 집은 네 명의 아이들이 모두 거실 식탁에서 공부한다. 식탁은 6인용으로 안쪽과 바깥쪽에 셋 씩 앉을 수 있다. 식사할 때는 좁게 앉아서 먹지만, 공부할 때는 중간 자리는 비워둔다. 앉는 자리도 정해져 있다. 안쪽의 오른쪽은 막내(초등4학년), 그 왼쪽은 셋째(중2), 바깥쪽 오른쪽은 둘째(고1), 그리고 마지막 남은 바깥쪽 왼쪽 자리는 올해 고3인 큰 아이가 앉는다.
일요일은 아이들도 쉰다. 다 놀러 나갔다. 와이프도 없다. 휴일의 경험상 모두 오후 늦게나 돌아올 것이므로, 글쓰기에 딱 좋은 환경이라 할 수 있겠다. 잔잔한 음악, 밀크커피를 한잔 준비하고 식탁 바깥쪽 가운데 자리에 앉아 아이패드를 열어 글을 쓴다. 한 이삼천자 정도를 쓴 후 허리를 펴는데, 큰 아이 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너무나 지저분했기 때문이다. 고3이니 어쩔 수 없다. 깔끔하게 치워버리면 보나마나 짜증낼 것이므로 일단 대충 겹쳐서 쌓아둔다. 그 때 눈에 띤 것이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이었다.
자연스레 추억에 젖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백야행>은 내가 일본에서 가장 처음 읽었던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어 학교에서 일본어 학습 교재용으로 소설을 읽긴 한다. 구로야나기 데쓰코가 쓴 <창가의 토토짱> 은 외국인 유학생 모두가 거의 필수적으로 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백야행>은 내돈내산한 최초의 소설이었다. 그 때는 문고본이 아니라...
소설가, 칼럼니스트.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 <어른은 어떻게 돼?>, <이렇게 살아도 돼>, <화이트리스트-파국의 날>, <쓴다는 것>을 썼고,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를 번역했다. 본업은 노가다.
너의 백야행 후기 덕분에 나도 몇 년간 손 놓았던 소설 읽기를 다시 시작했다. 고맙다.^^ 근데 백야행은 일드판이 너무 좋아서 유튜브 요약본으로 다시 정주행..ㅋㅋ
너의 백야행 후기 덕분에 나도 몇 년간 손 놓았던 소설 읽기를 다시 시작했다. 고맙다.^^ 근데 백야행은 일드판이 너무 좋아서 유튜브 요약본으로 다시 정주행..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