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7/27
옷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생 때는 시간과 용돈이 부족하고, 아무래도 학생 신분 때문에 자율성에 제약이 있다 보니 마음껏 꾸미지 못했다. 하지만 스무 살이 되고 엄마가 사 주는 옷이 아닌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옷 구경을 하고 직접 쇼핑을 하는 재미를 알아갔다. 넉넉하지 않은 용돈을 모아(부족하면 삥땅을 쳐서라도) 눈여겨 봐둔 옷이나 장신구 등을 손에 넣었다. 그것을 입으면 나도 모르게 당당해졌다. 그땐 그게 예뻐 보였나 보다. 

얼마 전 친정집의 물건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하며 그 시절의 사진들이 발견되었다. 온갖 유행템을 모조리 걸친 나는 그야말로 패션 테러리스트였다. 함께 있던 가족들이 사진을 뺏어 들고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몇 장의 사진은 조용히 쓰레기통에 구겨 넣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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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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