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는 'Just do it'을 기대하지 않았다.

민용준
민용준 인증된 계정 · 영화 저널리스트,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2023/04/27

1984년을 배경에 둔 <에어>에서는 전 세계가 아는 그 유명한 슬로건 ‘Just do it’이 만들어진 일화를 언급하는 대사가 나온다. 사실 이건 완전 뻥이다. 그 일화가 뻥이라는 게 아니라 1984년에는 나이키 직원이 아니라 나이키 직원 할아비도 ‘Just do it’에 관해 말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왜냐하면 ‘Just do it’이 나이키 슬로건으로 처음 쓰인 건 1988년이었기 때문이다.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이 처음 언급된 건 1987년, 나이키가 처음으로 여성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기획하는 과정이었다. 당시 에어로빅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리복과 경쟁하기 위해 나이키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과 청소년을 비롯해 운동에 큰 관심을 갖지 않던 사람들도 나이키 운동화를 구입하고 싶게 만들자는 전략을 기획했고, 이를 대변할 강력한 캠페인 슬로건을 원했다.

당시 나이키의 캠페인을 담당한 광고대행사 ‘위덴&케네디’의 최고 크리에이터 댄 위덴은 일상적으로 스포츠 문화를 확산시킬 태그 라인을 찾고 있었던 나이키에 이 슬로건을 제안한다. 그리고 영화에서 언급되는 것처럼 이 문구는 유타주에서 무고한 남녀 2명을 살해한 뒤 사형수가 된 게리 길모어가 사형대에 오르기 직전에 뱉은 마지막 말 ‘Let’s do it’에서 착안된 것이다. 위덴이 이 사실을 처음 발설한 건 다큐멘터리 감독 더...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집필, 방송, 강연, 모더레이팅 등, 글과 말과 지식과 관점을 팔고 있습니다. 13인의 감독 인터뷰집 <어제의 영화. 오늘의 감독. 내일의 대화.>를 썼습니다. | mingun@nate.com / @kharismania
8
팔로워 55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