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용어의 대중화 (1. 언어와 사고의 관계)

방랑글쟁 · 오버띵커의 부유하는 생각 담는 공간
2023/08/20

 본문은 심리학 용어의 대중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하기 앞서, 특정 개념을 뜻하는 용어의 존재가 언어 사용자의 사고 및 소통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언어는 사고를 형성하는가?

 언어(言語)가 그 사용자의 생각(사고방식)을 만든다는 이론이 있다.

 하나의 언어가 오랜 시간을 거쳐 발달하는 동안 그 언어를 사용하는 지역의 문화와 상호작용하며 그 문화권의 사고방식을 반영하게 되고, 그 언어로 인해 그 문화와 사고방식이 더욱 공고해 진다. 예컨대 상하위계를 중요시 하는 한국 문화에서 한국어의 뚜렷한 존비어 체계가 발달했고, 그 한국어가 관계의 상하구분을 확실히 하는 문화를 공고히 하여 현대의 한국어 사용자들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사실 언어가 사고를 형성한다(Language shapes thought)는 이론에 대해서는 언어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 이론을 뒷받침한 근거 중 가장 유명한 사례인 독일어 사용자와 스페인어 사용자들을 비교한 실험도 이후 다른 실험 결과를 통해 반박 되었다. 그러나 언어가 사고방식에 영향을 끼친다는 그 정도에 대한 의견 차는 있되 대개 이견 없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진 출처: Language Advantage 웹사이트 (https://languageadvantage.ca/how-languages-shape-the-way-we-think/)


언어에 없는 개념을 사고할 수 있나? (언어 밖의 것을 생각할 수 있나?)

 언어가 사고를 형성한다는 주장을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인간은 그가 사용하는 언어에 없는 개념을 사고할 수 없어야 한다. 물론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어떤 개념(컨셉)을 명확한 단어로 가진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는 그 개념을 관념하고 그에 대해 소통하는 데에 있어 분명히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마치 숫자 0이 없었던 고대 문명의 인류에게 0의 개념을 설명하는 것처럼 말이다. 0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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