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훔치기
2024/03/29
몇 해 전에 스페인에서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산투아리오 데 미제리코르디아 성당에 있는 19세기 화가 엘리아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의 프레스코화가 인상적인 모양으로 훼손된 일이었습니다.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이 프레스코화가 훼손되자 그전보다 관람객이 더 몰렸다는 사실입니다. SNS 시대의 일시적인 유행으로 치부하기엔 그 영향력은 상당히 오래 남았습니다. 스페인의 이 이야기는 미술품에 대한 독특한 질문을 하게 합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보러 갔는가?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현재 미술작품 하면 누구나 첫손에 꼽을만한 작품,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모나리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911년 루브르 미술관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합니다. 주택 도장공이었던 빈첸조 페루지아가〈모나리자〉를 훔친 것입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모든 미디어에서 사건을 조명합니다. 그러자 사람들이〈모나리자〉를 보러 갑니다. 그들의 대부분은 평소에 미술에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군중들이 보려고 몰려든 것은〈모나리자〉가 사라지고 남은 텅 빈 공간이었습니다. 예술작품이 거기 있기 때문이 아니라 거기 없기 때문에 보러 간 것입니다.〈모나리자〉는 더이상 과거의 작품과 동일한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존재하는 모든 작품들보다 월등한 인기를 얻게 된〈모나리자〉는 새로 만들어진 역사를 얻게 되었습니다.
저자 다리안 리더는〈모나리자〉도난사건이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