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을 어떻게 대중에게 알릴 것인가: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갈라포라스 김의 전시를 보고

정민경
정민경 · 잡문 쓰는 사람.
2023/11/29
1. 이번 주말에 별생각 없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갔는데, 마침 '올해의 작가상'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이번 전시는 꽤 오랫동안 현대미술전에 관심이 없었던 찰나, 오랜만에 재미있게 보고 온 전시였다. 

학부 때 현대 미술에는 관심이 조금 있었는데 그 이유가 현대미술을 하는 작가들이 글을 잘 써서였다. 현대미술이라는 것이 어쩌면 회화나 조소처럼 미술적 기술을 자랑하기보다, 재미있는 기획과 자신의 기획을 설득할 수 있는 신선한 발상과 텍스트가 있어야 먹히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텍스트로 기획을 표현하는 것', '텍스트로 사람을 설득하는 일'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미술 중에선 현대미술에 좀 더 관심을 두게 된 것 같다.

2. 현대미술 전시를 자주 보긴 하지만, 동시에 현대 미술에 회의적인 마음도 있었다. 

현대 미술 중 대부분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거나, 사회적 이슈를 던지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건드리는 사회 이슈들 대부분이 소수자성에 관한 것들이나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이 된다.

사실 이런 윤리적 이야기는 언론, 책에서도 이미 자주 접하기에 미술 작품으로서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힘들었다. 특히 나는 기자 일을 하면서 사회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매일 접하다 보니 미술 작품에서도 비슷한 것을 건드리는 작품을 보면 '남들은 글로 하는 이야기를 미술로 표현했구나' 정도의 감명만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윤리적으로 올바른 이야기일 수는 있겠지만,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긴 어려웠다는 말이다. 그리고 어떤 문제를 지적할 때, 미술보다는 텍스트나 정치 활동이 더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편이라 현대미술에 회의적인 면도 있었다. 

많은 작품들이 이미 '사회 문제'로 여겨지고 있는 문제들을 다시 한번 되풀이한다는 느낌만 받았었다는 말이다. 

3. 무언가 조금 더 인상 깊은 전시들은, 내가 지금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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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콘텐츠 이야기 쓰는 기자. 휴직 중 에세이를 쓰고 있다. 무언갈 읽고 있는 상태가 가장 편안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왜 좋아하는지 잘 쓰는 사람이고 싶다. 이메일 min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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