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생 일기] 드라마 공모전에 떨어진 그대에게

토마토튀김
2023/12/23
2020년에 썼던 글로 얼룩소의 문을 처음 두들겨봅니다. 벌써 2년이나 지난 일이 되었네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 실력으로, 그런 습작으로 공모전에 도전했을까 무모하기도 합니다만, 저는 계속 드라마 쓰고 싶어서, 영화 시나리오 쓰고 싶어서 꼼지락 꼼지락 움직였었네요. 물론 크리스마스를 하루 이틀 앞둔 오늘도 열심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내가 받은 이메일 전문. ㅋㅋㅋ
지금부터 여러분이 읽으실 글은 3년 전, 분명히 네이버 '기승전결'에서는 오펜에서 당선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하는데, 내 전화기는 입을 꼭 다물고 묵묵부답, 아무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짜증나고, 억울해서(아아, 이 감정 아시는 분들은 진심으로 하이파이브 하고 싶습니다) 그 감정을 후, 후, 후, 후 억누르며 쓴 글입니다.  '망생이의 길이 외롭고 힘든 길'임을 알면서 나한테 이렇게 전화를 하지 않는다고? '지치지 말고 힘을 내라'고? '응원'한다고?
오펜에서 이렇게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이런 안타까움을 표하는 이메일을 받았을 때도 다시 이 글, <공모전에서 떨어진 그대에게>라는 글을 꺼내어 다시 다듬어 올렸습니다.


***
오늘 드라마 공모전 본선 명단에도 제 이름을 발견하지 못하고 괴로움에 신음하고 있을 전국, 아니 전 세계의 한국말 작가 지망생 분들께 선배 작가로서 한 말씀 드려봅니다.
제가 이렇게 말 하나 더 보태는 것이 비오는 날 창문에서 떨어져 죽고 싶은 여러분에게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겠군요.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래도 각본상 트로피를 떡하니 들고 '작가가 되고 싶은 여러분, 저도 이렇게 탔어요.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힘 내세요.' 따위의 멘트를 날리는 것은 사실 공모전 낙선으로 제대로 현타 맞아 난로 위의 오징어처럼 괴로울 사람들을 한 번 더 죽이는 짓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보겠습니다.

여러분.
공모전 자꾸 떨어지면요, 그거 안 되는 거예요.
포기는 김장 담글 때도 필요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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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으며 글을 씁니다. 에세이집 <시나리오 쓰고 있네>, <아무 걱정 없이 오늘도 만두>, <어쩌다 태어났는데 엄마가 황서미>를 발간했습니다. 지금은 드라마와 영화 시나리오를 씁니다. 몰두하고 있습니다. 일 년 중 크리스마스를 제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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