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 마지막으로 남겨 둔 혼잣말을 듣는 일

참미 · 책방지기 그런데 책보다 빵이 더 좋은
2024/03/29
  작은 책방이라면 얼마는 숙명적으로, 얼마는 자발적으로, 책을 들여오는 일에 있어 선택적이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물리적 공간이 작기 때문에 책방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책 수에는 제한이 있다. 한계가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 그 안에 담긴 것이 최선이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 가게의 경우 규모가 정말 작기 때문에 입고하는 기준은 더욱 까다롭다. 아무리 인기 있는 책이라도 주인인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입고하지 않고 절대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책이어도 몇 권씩 들여와 추천사를 덧붙이며 판매하기도 한다. 기준이라 부르긴 거창한, 그럼에도 굳이 이유를 찾자면 우리 가게에 존재하는 책을 선택한 이유는 하나다.
‘내가 좋아하는 책, 내가 읽고 싶은 책’ 
재고로 남게 된다 해도 내 책장에서 오래 빛나면 그만이라는 마음. 이런 멋대로 입고엔 은근한 짜릿함이 있다. 
  서점의 주인의 큐레이션을 거쳐 들어온 소량의 책들. 대형 책방에 비한다면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개성이란 이름의 어드벤티지로 재해석되기도 한다. 
큐레이션의 방법과 기준은 책방 주인의 취향과 개성만큼이나 다양하다. 우리 책방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큰 주제를 정해 그에 맞춘 책을 추천하고 있다. 선택된 책들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고 책 옆에는 작은 메모로 그 주제에 이 책을 선택한 이유를 나열한다. 주제 역시 주인 마음이라 어떨 땐 문장이 되기도 하고 어떤 달에는 단어를 채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 달의책방 큐레이션 주제는 ‘혼자’다. 지난 달, 책방에서 매주 진행되는 독서모임을 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양면적인지에 대해 우연히 대화 나누게 되었다. 우리는 혼자라는 사실에 두려워하기도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는 사실이, 어떤 순간엔 철저히 혼자이고 싶었다가도 절대로 고독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에 더해 이어지는 대화에서 홀로 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귀결이 죽음이라는 단어로 이른다는 점에서 책으로 풀어낼 수 있는 얘기가 많을 것 같았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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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엔 실패가 없지>를 썼습니다. 쉽게 행복해지는 사람, 책과 빵과, 커피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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