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더니 아내가 페미였습니다(1)
2022/12/09
사실 ‘결혼했더니’는 아니고요. 남편과 연애 초기의 일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게 묻더라고요. ‘어떤 걸 좋아하고 싫어하냐’고요. 알고 싶다고요. 거기다 저는 대뜸 답합니다.
다른 건 다 상관없고 맞춰나가면 되지만, 내 신념이나 가치관을 건드리는 건 용서 못한다. 나한테는 그게 페미니즘이다, 라고요.
만나자마자 내심 저와 결혼까지도 생각했던 남편은 제 이야기를 듣고 처음엔 크게 당황했다 합니다. 그때까지 남편의 상상 속에서 페미니스트란 극단적 여성우월주의자였다나요. 서로 살아온 맥락을 보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화학과 젠더스터디, 인류학을 공부했어요. 성평등 강사 교육을 받았고, 성폭력 상담소에서도 일해봤습니다. 반대로 남편은 공대를 나와 남초 집단에서 사회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고요. 참조집단이 어떠했는지가 극명하지요. 어떤 면에서는 만나서 평범한 이성애 연애를 하고 결혼한 것 자체가 기적처럼 보이...
저는 지정 성별 남성의 입장이지만 비슷한 위치에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당사자의 위치에 있는 지현님 같은 분이 겪으셨을 어려움과 시선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요.) 보수적인 남성 친구들에게는 여성 인권,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들을 필요 없이 문제적인 영역'이더라고요. 페미니즘이라는 단어 안에 담겨 있는 수만 가지의 다른 모양에 대해 조금씩 이해시키고, 각종 오해와 잘못된 정보를 정리해나가는 일이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일견 지치기도 했는데 "그러나 중요한 건 좌절하지 않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라는 말이 괜히 힘이 됩니다. 귀한 이야기 풀어주시면 같이 읽고, 같이 고민하고 그 안에서 더 배워보겠습니다. 기대할게요!
그렇군요! 여러 분야가 페미니즘 안에 있을거라고 막연한 느낌만 있었던것 같아요.
일반인의 관점에서 페미니즘이 안좋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방송과 언론을 통해 극단적인 모습이 강조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극단적인 모습은... 분명히 잘못된 모습같아 보이긴하던대,,,
어렵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