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1
여느 날같이 산속을 정처 없이 뛰며 무딘 날을 보내던 흙 토끼의 진부한 시야 안에 어색한 이질이 느껴집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았던 꽃 한 송이. 바위 틈을 비집고 그 하얀 머리를 빼꼼히 내밀고 있는 형상이 마치 의식엔 없었지만 매 순간 바라던 꿈처럼, 눈을 애는 듯한 강렬한 선명함으로, 혹 자신을 오랜 시간 지켜보았다 고백하듯 용기를 내어 수줍지만 확실하게 그 빛나는 순수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자신 이외의 존재가 진작 아득해졌던 흙 토끼인 터라 하얀 꽃의 아름다운 모습에 그 자아가 눌려 토끼는 그의 근처에도 갈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선 그 곳에서 한 발자국 조차 떨어지는 것도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올라오는 흙 먼지에 순백 색의 꽃잎이 흙색으로 물들진 않을까, 지독하게 풍겨오는 흙 내음이 아스...
자신 이외의 존재가 진작 아득해졌던 흙 토끼인 터라 하얀 꽃의 아름다운 모습에 그 자아가 눌려 토끼는 그의 근처에도 갈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선 그 곳에서 한 발자국 조차 떨어지는 것도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올라오는 흙 먼지에 순백 색의 꽃잎이 흙색으로 물들진 않을까, 지독하게 풍겨오는 흙 내음이 아스...
글을 보는 시야에 담긴 것이 단순 활자가 아닌 따스한 햇살의 한 줄기가 되는 마법을 선사하고 싶은 단편 이야기 창작자 입니다.
누구에겐 무채색의 삭막한 사회일 수 있으나, 그 또한 제 글을 통해 충분히 다독여지고 위로받을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