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를 만든 대사들’ 활용법
2024/01/23
‘한국 영화를 만든 대사들’ 활용법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유명한 대사, “Tomorrow is another day.”는 일본어로는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불겠지”로 번역되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비슷한 속담이 있어서 그렇게 번역되었다고 한다. 설운도 선생이 <다함께 차차차>에서 “내일은 내일 또 다시 새로운 바람이 불 거야.”라고 노래한 것처럼, 일본에는 그런 말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바람 대신 태양을 썼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겠지.” 원 대사의 느낌에 더 근접한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직역하면 “내일도 또 다른 날이야.” 같은 밋밋하고 딱딱한 말이 됐을 텐데, 일본을 거치고 한국 사람의 손과 머리를 통과하면서 원문보다 더 멋진 대사가 된 듯하다. 카톡 프로필로 이 말을 쓰는 사람을 여럿 봤으니까 나만의 생각은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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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보면 멋진 대사들이 기억에 남을 때가 많다. 영화 <대부>에서 말론 브란도가 쉰 목소리로 낸 인생의 충고, “Keep your friends close and your enemies closer.” (“친구를 가까이 둬라. 적은 더 가까이 두고.”)는 그 영화의 여러 강렬한 장면과 함께 선연히 기억에 남고, 우리 아버지와 동갑인(1939년생) 알리 맥그로가 <러브스토리>에서 한 말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는 연애할 때 나도 꽤 많이 써 봤고, 여러 차례 듣기도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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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 영화 50주년 인터뷰에서 알리 맥그로와 그 상대역 라이언 오닐은 둘 다 “(그 대사가) 지금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살아오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써야 했는데.” (라이언 오닐) 라거나 “그 대사의 의미를 묻는 질문만은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알리 맥그로)라고 푸념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자기들이 퍼뜨린 말의 의미를 자기들이 모르다니. 이 바보 할매 할배 같으니.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사학과는 나왔지만 역사 공부 깊이는 안한 하지만 역사 이야기 좋아하고 어줍잖은 글 쓰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