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2023/10/10
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기호. 그의 책 「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를 읽은 후, 난 그를 당장에 내 오마주로 삼아버렸다. 이후 첫 소설집 「최순덕 성령 충만기」를 당장에 사 보았고, 한국일보에 하루에 한편씩 꾸준히 연재하고 있는 한토막짜리 글도 부러 챙길 정도로, 그에 대한 내 충성도는 꽤 깊은 편이다.
그는 결코 있을 법 하지 않은 캐릭터와 상황설정으로 이야기를 창조해 나가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를 박민규 등과 더불어 ‘21세기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군’으로 분류하는 까닭 역시 여기에 있는 것으로 안다. ‘2차적’ 현실세계를 워낙 재미있게 그려내 그의 글은 매우 쉽게 읽힌다. ‘죽죽’
그러나 그의 글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미덕은 중간 중간 ‘턱’ 하고 걸리게 만드는 대목에 있다. 이번 소설집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나쁜 소설 - 누군가 누군가에게 소리내어 읽어주는 이야기」부터 살펴보자. 선뜻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바로 ‘형식의 파괴’다.
이 소설에서 그는 직접대화체를 통해 독자들에게 말을 건다. “자, 좋습니다. 이 소설은 저 위 부제처럼 누군가 누군가에게 직...
이 소설에서 그는 직접대화체를 통해 독자들에게 말을 건다. “자, 좋습니다. 이 소설은 저 위 부제처럼 누군가 누군가에게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