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센의 '노라', 젠더 역학의 차이를 드러내는 역사적 텍스트

말랑파워
말랑파워 · 나는야 용소야 나만의 길을 가련다
2023/12/12
입센의 <인형의 집> 연극 중 한 장면.

입센의 '노라', 젠더 역학의 차이를 드러내는 역사적 텍스트

한국에서 입센은 여성해방의 선구자로 수용되었다. ‘인형의 집’은 그 외 입센 작품을 이해하는 토대가 되었고, 작품의 여주인공 노라에 대한 해석은 당시 신여성을 이해하는 핵심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여성의 문제로 접근된 한국에서의 입센은 또한 그렇기 때문에 소부르주아로 쉽게 낙인찍힌다. 그것은 곧 한국에서 여성해방이 부르주아적이고 개인주의적인 것이라 줄곧 담론화된 상황과 연동한다. 

근대 지식인들은 줄곧 노라를 통해 여성을 계몽하려 했지만 정작 이 논의는 자신이 포함되지 않는 초월적 시선에 의거한 것이었다. 여성은 그때 동일과 이탈이라는 양 지점을 오르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자신을 자신이 속하지 않은 언어로 말해온 이 이중구속은 이러한 시선의 차이가 물질화되는 어느 곳에서 배태된 것일 터이다. 

자연으로 상징되는 가정을 벗어나는 노라...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세상물정의 모든 이야기
149
팔로워 322
팔로잉 333